세계 코뿔소의 날, 인도 아삼주가 보관한 뿔 2천500개 소각
중국·동남아서 약재로 고가에 밀수…"의료적 가치 없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세계 코뿔소의 날'이었던 22일 외뿔코뿔소 최대 서식지가 있는 인도 아삼주가 코뿔소 뿔 2천500개를 소각했다.
23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전날 '세계 코뿔소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인도 동북부 아삼주 카지랑가 국립공원 인근 마을에서 열렸다.
카지랑가 국립공원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으로 멸종위기종인 외뿔코뿔소 2천400여마리를 비롯해 호랑이 120여마리 등이 살고 있다.
아삼주는 카지랑가 국립공원에서 자연사한 코뿔소의 뿔과 밀수 단속을 통해 확보한 뿔을 모두 모아 이날 2천500개를 불에 태웠다.
일부는 1969년부터 주정부가 보관하던 뿔이다.
아삼주의 히만타 비스와 사르마 주지사는 "코뿔소 뿔은 살아있는 코뿔소에 온전히 붙어있을 때 최고의 가치를 가진다"며 "오늘 소각을 통해 아삼주는 두 가지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코뿔소 뿔이 어떤 의료적 가치가 없다는 점을 믿고, 오직 살아있는 코뿔소를 보존하고 싶어한다는 점을 알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행사 요원들은 코뿔소 뿔을 층층이 쌓아 올린 뒤 불태웠다.
아삼주는 이날 행사에 앞서 각각의 뿔에서 유전자(DNA)를 추출했고, 모아둔 뿔 가운데 94개는 보존 목적으로 소각 대상에서 제외했다.
아삼주 정부와 카지랑가 국립공원은 오래전부터 외뿔코뿔소 밀렵을 차단하는 데 주력해왔다.
코뿔소 뿔은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약재로 고가에 팔린다. 특히 정력제, 최음제의 효과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동남아 암시장에서는 코뿔소 뿔 하나에 최소한 500만 루피(8천만원)에 거래된다고 힌두스탄 타임스는 보도했다.
아삼주에서는 지난해에만 두 마리의 코뿔소가 밀렵당한 것으로 보고됐다.
코뿔소 뿔의 거래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따라 1977년부터 금지돼 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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