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달표면 걷는듯 '문워킹' 시위…"도로 포트홀 고쳐야"
보수 미루는 당국 겨냥 동영상 화제…주지사 "신속 보수" 지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한 여성이 움푹 팬 도로 보수에 무관심한 지방 정부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우주인을 흉내 낸 차림으로 '도로가 달 표면 같다'고 재치 있는 시위를 해 화제를 모았다.
19일 온라인 매체 네이션과 코코넛 등에 따르면 북동부 콘깬주에 사는 아오맘 찰루아찟(33)은 최근 방호복과 얼굴 가리개가 부착된 흰 헬멧으로 우주인처럼 꾸몄다.
그리고 한 손에는 막대에 묶인 태국 국기를 든 채 도로를 천천히 걸어 다니는 영상과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포트홀에 태국 국기를 꽂고 쫙 펴는 모습도 다른 영상에 담겼다.
과거 미국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착륙한 뒤 무중력 상태에서 걸어 다니다가 미국 국기를 꽂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해당 영상 설명 글에 '속보'라면서 자신이 사는 지역 동네에서 새로운 행성이 발견됐다고 적었다.
동네 주변 도로 표면이 마치 달과 같이 여기저기가 파여있다는 점을 비꼰 것이었다.
영상을 보면 밤에 차들이 불을 켜고 서행하는 가운데, 도로 곳곳에 무수히 움푹 팬 포트홀 모습이 보인다.
아오맘은 주변 도로 3㎞가량이 이런 상태임에도 주 정부는 보수 요청에 감감무소식이었다며, 포트홀투성이 도로를 매일 운행해야 하는 고통을 겪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해당 동영상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영상은 그녀의 바람대로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에서 관심을 모았고, TV에도 소개됐다.
솜삭 쭝뜨라꾼 콘깬 주지사는 자신도 이 영상을 봤다면서, 신속한 보수를 지시했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2016년에는 북부 딱주에서 물이 들어찬 사람 크기의 포트홀에서 한 여성이 목욕 장면을 연출한 사진을 찍은 올리며 당국의 대응을 촉구해 관심을 모은 적이 있다고 한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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