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총리 "아프간 정부 포괄적 구성위해 탈레반과 논의"
"포용성이 평화와 안정 보장"…구체적 대화 내용은 공개 안 해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아프가니스탄에 포괄적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과 논의를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탈레반은 지난달 아프간을 장악하고 최근 과도 내각을 구성했지만, 자신들의 세력 기반인 파슈툰족 출신만 중용했다. 전 정부 인사와 여성도 모두 배제된 상태다.
칸 총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타지크, 하자라, 우즈베크족을 포함한 포괄적 아프간 정부 구성을 위해 탈레반과 대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프간은 파슈툰족(42%) 외에 타지크(27%), 하자라(9%), 우즈베크(9%) 등 여러 민족으로 이뤄진 나라다.
칸 총리는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아프간 이웃 나라 정상들과 만난 후 탈레반과 관련 대화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두샨베에서는 지난 16∼17일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렸다.
칸 총리는 아프간은 지난 40년간 갈등을 겪었다며 "이번 포용성은 아프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대화의 형식이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탈레반은 집권 후 포괄적 정부 구성, 여성 인권 존중 등 여러 공약을 내걸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여성 시위대에 대한 총격, 언론 탄압 등 여러 가혹 행위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칸 총리는 지난 15일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에서도 "탈레반이 합법 정부를 구성하고 그들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며 탈레반에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특히 그는 탈레반을 합법적인 방향으로 올바르게 이끌기 위해 국제원조가 활용될 수 있다며 탈레반에게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전통적으로 탈레반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탈레반이 1990년대 중반 결성 이후 파키스탄의 군사 지원 속에 급속히 힘을 키워나갔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파키스탄에 사는 파슈툰족은 마드라사(이슬람 학교)에서 양성한 '학생'을 탈레반 전사로 꾸준히 지원해왔다.
최근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고 저항군 거점을 공략할 때도 파키스탄이 인력과 장비를 은밀하게 제공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이런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