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한인 희생자 유족 "슬픔 딛고 재기" 다짐
사건 6개월 맞아 심경 밝혀…혐오범죄 방지 기금 조성에 동참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 발생 6개월을 맞아 한인 희생자 유족들이 슬픔을 딛고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총격 희생자 현정 그랜트(51) 씨의 아들 랜디 박 씨와 에릭 박 씨는 16일(현지시간) 애틀랜타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 범죄 피해자 교육기금'관련 기자회견에서 심경을 밝혔다.
그랜트 씨 등 한인 4명을 포함한 8명은 지난 3월 16일 애틀랜타 인근 스파, 마사지숍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사망했다.
총격범 백인 남성 로버트 에런 롱(22)은 7월 체로키 카운티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풀턴 카운티 법원의 별도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랜디 박 씨는 사건 직후 심경에 대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며 "동생을 돌보고 생계를 유지할 방법이 없어 막막했다. 학업을 그만두고 일자리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씨 형제는 사건 발생 3일 후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Go Fund Me)'에 생활비 기부를 요청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뜨거운 반응에 현재까지 약 3백만 달러(약 35억 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이에 대해 박씨는 "여러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버틸 수 없었을 것"이라며 "덕분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바라던 기본적인 삶을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언제까지나 슬픔에 잠겨 사는 것은 어머니도 바라지 않으실 것"이라며 "저희도 이제 일상과 학업에 복귀해 돌아가신 분들이 바라던 삶을 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자회견은 조지아 한인변호사협회와 조지아 아시아태평양계 변호사협회가 만든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범죄 피해자 교육기금' 활동의 일환으로 열렸다.
이 기금은 총격 피해자 유족, 증오범죄 방지, 아시아 역사교육을 위해 1백만 달러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금운용위원회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조지아 북부지역 연방 검사장을 지낸 박병진(미국명 BJ Pak) 변호사, 론 김 뉴욕주 하원의원, 윤 에팅거 서던 컴퍼니 가스 법률 부 고문 등 한인 변호사들이 참여했다.
또 조지아 한인변호사협회 새라 해밀턴 회장, 피해자 유족 대리인 제이슨 박 변호사, 안젤라 추 조지아 아시아태평양계 변호사협회 회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박병진 변호사는 "미국 전역을 뒤흔들고 아시안 커뮤니티에 큰 충격을 준 사건 발생 6개월을 맞아 우리는 아시안에 대한 편견과 혐오에 맞서 싸워야 한다"며 "지금 우리 아이들을 위해 싸워야만 우리 후손들이 외국에서 온 이방인으로 취급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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