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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손태승 회장 징계취소 1심판결에 항소 결정(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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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손태승 회장 징계취소 1심판결에 항소 결정(종합2보)
우리금융 "결정 존중, 2심 소명 준비"
금감원 "향후 징계, 금융위와 협의…사법부 추가판단 반영"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김연정 김유아 기자 =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의 중징계를 취소하라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다고 17일 밝혔다.
금감원은 이날 온라인 질의응답에서 "내부 검토와 법률 자문 결과 법원의 추가적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으며, 동일한 사안으로 하나은행(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과 소송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와 긴밀하게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항소로 인해 제재 확정이 지연될 수 있으며, 향후 제재 방향이 결정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 금감원은 "항소는 법적으로 14일 기한이 있어서 먼저 결정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강우찬 부장판사)는 손 회장이 금감원장을 상대로 낸 문책경고 등 취소 청구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금감원 안팎에 따르면 항소 결정은 법리 검토, 유사 소송과 향후 제재 운영에 미칠 영향, 외부 감사, 정부·공공기관 항소 전례, 시민사회단체 반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불투명한 승소 전망, 정은보 금감원장의 감독·제재 기조 변화 예고, 은행장 중징계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부정적 기류, 후속 제재 행정 지연 등에 따라 한때 항소 포기 전망도 외부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준 1심 재판부도 우리은행 내부통제 미비의 책임은 최고경영자(CEO), 즉 손 회장에게 있으며 금감원장에게 은행장을 중징계할 권한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또 우리은행이 내부통제 규범·기준을 위반하고 유명무실하게 운영한 실태도 지적했다.

재판부가 손 회장의 징계 사유인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5건 중 1건만 인정하고, 내부통제기준 운영 잘못으로는 징계할 수 없다고 지적한 부분은 법리적으로 더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금감원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항소를 포기한다면 같은 사안으로 중징계를 결정한 다른 CEO에 대한 징계도 취소해야 하며, 관련 업무를 맡은 임직원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1심만으로 항소를 포기했다가 감사원 감사 등으로 문책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
항소 시한이 임박하자 외부의 항소 압박도 있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한국YMCA전국연맹, 경제개혁연대 등 6개 단체는 이달 6일 성명을 발표하고 항소를 촉구했으며, 14일에는 이용우 의원 등 여당 국회의원 12명이 금감원에 즉각 항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리금융은 이날 "금감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항소심 진행 여부와 관계 없이 금융감독당국의 정책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항소심에서도 1심 판결이 유지될 경우 손 회장은 향후 금융지주 회장 연임이 가능해지고 금융권 취업 제한도 벗어날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된다.
다만 손 회장은 지난 2월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와 관련해서도 '중징계'를 통보받은 바 있어, 라임 사태에 대한 중징계 수위가 최종적으로 낮아질지도 지주회장 연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이번 항소 결정이 금융권의 피로도와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면서 제재보다는 지원을 강조한 정은보 금감원장의 취임사와도 상충한다는 시각을 보였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금융위와 협의를 거쳐 제재 지연에 따른 금융권 애로사항에 대해 신중히 고민하고 향후 추가적인 사법부 판단을 받아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하나은행 제재심 등 진행 중인 제재에 이번 판결을 반영할지 금융위와 긴밀히 협의해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법부의 판단을 고려해 금융회사 내부통제기준과 관련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금감원은 "정부와 국회가 내부통제 준수·책임을 규정한 세 건의 지배구조법안이 발의된 상태"라며 "법원 판단과 제도보완 필요성을 감안해 금융위와 협의해 합리적으로 법률이 개정되도록 국회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tree@yna.co.kr, yjkim8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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