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부장관, 죄수에 총 들이대며 자백 강요하다 사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죄수에게 총을 들이대며 자백을 강요한 스리랑카의 부장관이 사임했다.
16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로한 라트와테 스리랑카 교도소 개혁부 부장관(공식 명칭은 국무장관)은 전날 "언론 보도와 관련해 정부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밝히며 사직서를 냈다.
앞서 스리랑카 데라나 TV는 라트와테 부장관이 지난 12일 수도 콜롬보의 아누라다푸라 교도소를 찾아 죄수 8명의 무릎을 꿇린 뒤 총을 들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트와테 부장관은 죄수의 머리에 총을 갖다 댄 후 "너희의 석방 여부는 우리가 결정한다"고 말했다.
타밀족 정당 측은 "라트와테 부장관이 이들 죄수로부터 타밀족 반군인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와 연관됐다는 자백을 받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 데라나TV는 라트와테 부장관이 1주 전 웰리카다 교도소에서는 술에 취한 채 경비를 모욕했다고 보도했다.
스리랑카에선 1983년부터 2009년까지 싱할라족 불교도 주축 정부와 힌두교도인 타밀족 반군 간 내전이 벌어지는 등 오랫동안 종교·민족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군이 4만5천여명의 타밀족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유엔인권이사회(UNHRC)는 최근에도 기소 없이 감금된 타밀족 78명과 관련해 기소하던지 석방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타밀족 반군 내전 종식의 주역은 2005∼2015년 권위주의 통치를 주도했던 당시 마힌다 라자팍사 대통령과 고타바야 라자팍사 국방부 차관 형제였다.
라자팍사와 고타바야는 현재 총리와 대통령을 맡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라트와테 부장관이 웰리카다와 아누라다푸라 교도소 등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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