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 들어가 치킨 먹고 수영하다 '꿀잠' 잔 미 도둑
제집처럼 욕실에 촛불도 켜놔
절도·주거침입 등 혐의로 체포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미국의 도둑이 가정집에 몰래 침입해 음식을 훔쳐먹고 뒷마당 풀에서 수영까지 즐기다 깜빡 잠이 들어 주인에게 들켰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캔턴에 사는 스테이시 스티드먼 씨는 지난 13일 오전 잠에서 깬 뒤 손님용 방 침실에 난생처음 보는 남성이 잠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이미 남편은 출근한 터라 그녀는 함께 사는 시동생을 깨워 이 남성을 집 밖으로 쫓아내도록 했다.
이후 그녀는 자신들이 잠들어있던 사이 도둑이 마치 자신의 집처럼 집안을 돌아다니며 벌인 행적들을 발견하고는 충격을 받았다.
뒷마당으로 이어지는 미닫이문은 열려 있었고, 야외 수영장 옆에는 도둑의 젖은 바지가 놓여있었다.
도둑은 또 스티드먼씨 가족이 전날 저녁 식사 후 남겨 놓은 닭고기를 먹었고, 욕실에 촛불까지 켜놨다.
그는 달아나기 전 젖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스티드먼씨 아들 속옷까지 훔쳐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도둑이 정확히 언제, 어떤 방식으로 스티드먼 씨 집에 침입한 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남편은 이날 새벽 4시께 출근하면서 도둑이 셔츠를 입지 않은 채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남편은 "집을 나설 때 가족들은 깊이 잠들어 있었고 안전했다"며 "차를 몰고 출발하기 전 거리에 있던 도둑이 우리집을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을 신고받은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도둑을 체포했다.
또 그가 술이나 마약 등에 취했다고 의심해 병원으로 데려가 검사도 받게 했다.
도둑은 현재 절도와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재판도 받을 예정이다.
스티드먼씨 부부는 비록 도둑이 붙잡혔지만 10년 넘게 산 집에 자신들 모르게 도둑이 침입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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