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진핑과 통화서 대면 정상회담 제안했다가 불발"(종합)
FT "미, 중국 '강경태도 고수' 결론"…내달 G20 즈음해 화상통화 가능성도
바이든 "사실 아니다" 부인…백악관도 "보도 내용 정확하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면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시 주석과의 90분간 통화에서 대면 회담을 제의했지만 시 주석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관계 교착을 타개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나 시 주석은 이를 받아들이는 대신 미국이 중국을 향해 덜 거친 어조를 채택할 것을 주장했다고 복수의 미 관리는 말했다.
이와 관련, 일부 미국 관리는 중국이 계속 미국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결론짓게 됐다고 FT는 설명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7개월 만에 이뤄진 이 통화가 미중 관리들의 몇 차례 외교 회담에서 진전을 얻지 못한 후 시 주석이 진지하게 관여할 의사가 있는지 시험할 기회라고 묘사했다.
미국 측 관리들은 시 주석이 올해 중국 고위 외교관들이 했던 것보다는 덜 거친 말을 썼지만, 그가 보낸 메시지는 미국이 수사(레토릭)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신장·위구르족 처우, 홍콩 민주화운동 탄압, 대만 주변 군사 활동을 비판해왔고 중국 정부는 미국이 핵심 전략적 이익에 간섭한다고 비난해왔다.
다른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후속 교류의 여러 가능성 중 하나로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며 즉각적 반응을 기대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 미국 관리는 회담 불발과 관련, 백악관은 이것이 부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발발 전인 작년 초 미얀마를 방문한 이후 중국을 떠나지 않았다.
미국은 다음 달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정상회담 가능성을 고려했지만, 중국 언론은 시 주석이 회의에 불참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 측 인사는 시 주석이 이 특정한 시점에 약속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했고, 다른 관계자는 양측이 G20 즈음에 전화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화상통화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소식통들은 미국이 시 주석의 정상회담에 대한 명백한 관심 부족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는 시 주석이 대면 회담을 꺼리는 것을 해석하기 어렵다면서 "시 주석이 뭔가 얻을 수 있다는 확신 없이 바이든 대통령과 접촉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낮은 수준의 상호작용만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계산할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FT의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이 만남을 원하지 않아 실망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성명에서 FT 보도에 대해 "통화 내용에 대한 정확한 묘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가 얘기해 왔던 바와 같이 대통령은 두 지도자 간 사적인 논의를 갖게 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논하신 것이며 우리도 그것을 존중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시 통화 내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보도 내용이 맞다고 확인하면서 "시진핑은 양국 관계의 분위기, 어조부터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취임 인사차 통화한 2월 이후 7개월만인 지난 11일 통화했다. 강경하게 맞섰던 첫 통화에 비해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후에도 워싱턴 주재 대만대표부 명칭에 '타이베이' 대신 '대만'을 사용하는 문제가 불거지는 등 미중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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