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 탈옥' 후폭풍…팔레스타인 수감자 1천400명 단식 예고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지난 6일 이스라엘 북부 길보아 교도소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집단 탈옥 여파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보안수들이 탈옥 사건 이후 단행된 이감 등 조치에 항의하는 의미로 집단 단식을 예고했다.
14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테러 등 혐의로 이스라엘내 교도소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보안수들은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집단 단식에 들어가기로 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위원회의 카드리 아부 바크르 위원장은 "수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무기한 단식 투쟁을 하기로 했다. 1단계 단식 투쟁에는 1천380명의 수감자가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식 참여자 중에는 요르단강 서안의 주요 팔레스타인 정파 지도자들도 2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부 바크르 위원장은 "여성과 미성년자, 노인 수감자는 단식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오는 14일부터는 더 많은 수감자가 단식에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단식 참여자들의 요구 사항은 집단 탈옥 이후 이스라엘 교정 당국이 단행한 이감 등 강압적인 조치를 되돌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일 이스라엘 북부 길보아 교도소에서는 팔레스타인 보안수 6명이 새벽 시간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들이 사라진 뒤 감방 내 화장실 바닥에서 교도소 담장 밖으로 이어지는 땅굴이 발견됐다.
당국의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프라이팬 손잡이 등을 이용해 땅굴을 파기 시작했으며, 파낸 흙을 하수구나 쓰레기통, 감방 건물의 빈틈 등에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군과 경찰, 정보기관 등은 탈옥수를 추적해 지난 11일 6명 중 4명을 검거했지만, 나머지 2명의 행방은 찾지 못했다.
탈옥수 일부가 검거되자 이들을 영웅시했던 무장정파 하마스는 최근 잇따라 이스라엘을 겨냥해 로켓포를 쏘았고,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또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이스라엘내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보안수를 지지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교도소에는 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 4천230여 명(2020년 5월 기준)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수감되어 있으며, 이들 중 350여 명은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은 '행정 구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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