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서 탈레반 제재 완화 촉구할 듯"
홍콩매체 "탈레반 정부 관련 합의 모색"…시진핑 화상 참석 전망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꾸린 과도정부와 관련한 합의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상하이협력기구는 오는 16~17일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정상회의를 연다.
2001년 중국과 러시아의 주도로 출범한 상하이협력기구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이 정회원국인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아프가니스탄은 2012년 옵서버 자격으로 이 기구에 합류했다. 벨라루스, 이란, 몽골도 옵서버 국가다.
전문가들은 이번 두샨베 정상회의에서 탈레반 과도정부가 아프간 정부의 옵서버 자격을 계승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고 국제사회에 탈레반에 대한 제재 완화를 촉구하는 데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우즈베키스탄 안디잔국립대 쑨위 연구원은 SCMP에 "올해 SCO 정상회의는 아프간 탈레반 정부에 대한 입장에서 회원국이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모색할 것이며 국제사회에 탈레반에 대한 압박 완화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CO 회원국이 탈레반 정부를 대하는 데 조심스러워하고 있지만 그들의 정권 수립 노력은 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이글 인 연구원도 SCO 정상들이 탈레반 정부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논의할 것으로 봤다.
다만 그는 "탈레반이 아직 정식으로 정부를 수립하지 않았고 몇몇 국가만 그들을 인정했기 때문에 SCO가 탈레반 정부의 정치적 지위를 인정하는 어떤 명확한 정치적 발표를 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현재 SCO 순회 의장국인 타지키스탄과 탈레반의 사이가 좋지 않다"며 "타지키스탄은 반(反) 탈레반 세력을 지원해왔다"고 부연했다.
SCO 규정에 따르면 회원국의 만장일치를 통해서만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인정할 수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쑤창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회의에서 역내 안정과 평화를 위한 자신들의 선도적 역할과 역량을 강조하겠지만 아프가니스탄을 둘러싼 두 나라의 관심사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중앙아시아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해 아프간의 장기적 안정과 경제 발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러시아는 아무런 경제적 이익이 없기 때문에 아프간의 사회적 불안정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아프간 난민과 마약 밀수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CMP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회의에서 화상연설만 하고, 대신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나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국 대표로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직접 참석한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지난 1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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