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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구하려 절벽 뛰어내린 KGB 출신 러 장관…"푸틴도 상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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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구하려 절벽 뛰어내린 KGB 출신 러 장관…"푸틴도 상심"
연방보안국(FSB) 2인자 거쳐 2018년부터 재해·인재 대응 총괄
현직 장관 중 사망한 것은 처음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사고를 당한 촬영감독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러시아 현직 장관에 대해 러시아 전역에서 애도를 표하고 있다.
예브게니 지니체프(55) 비상사태부 장관은 지난 8일(현지시간) 시베리아 북부 도시 노릴스크에서 인명 구조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사망했다.
그는 북극 지역에서의 비상사태 예방을 위한 정부 부처 공조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노릴스크를 찾았다.
절벽 위 고지대에 올라가 훈련 상황을 살피던 그는 옆에서 훈련 영상을 촬영 중이던 카메라맨이 발이 미끄러지면서 절벽 아래 물에 빠지자 구조를 위해 뛰어들었다가 튀어나온 암벽에 충돌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병원으로 이송되다가 사망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지니체프 장관은 러시아 현직 장관 재임 중에 사망한 첫 번째 인물이다.
그는 수십 년간 러시아 보안 기관 등에서 일해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987년 당시 국가보안위원회(KGB)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소비에트연방이 무너진 뒤에는 이름을 바꾼 연방보안국(FSB)에서 근무했다.
2006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보안 특무대에 합류했고, 2014년 FSB의 대테러 서비스 부국장에 이어 2016년에는 FSB 전체에서 이인자인 부국장을 맡았다.
같은 해 러시아 가장 서쪽에 있는 칼리닌그라드주의 주지사 대행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2018년 5월 비상사태부 장관에 임명됐으며, 국가안보회의 멤버로 합류했다.
비상사태부는 시베리아에서 증가하고 있는 화재를 비롯한 각종 자연재해와 인재에 대응하기 위한 부처다.
지니체프 장관 전에는 푸틴 대통령의 절친이었던 세르게이 쇼이구 현 국장방관이 비상사태부 수장을 맡았을 정도로 러시아 내에서는 중요한 자리로 여겨진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푸틴 대통령은 가족에 전문을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예브게니 지니체프 장관의 비극적 죽음에 매우 상심해있다"면서 "두 사람은 수년간 함께 일해왔다. 매우 큰 손실"이라고 밝혔다.
안드레이 구로비치 비상사태부 장관 대행은 지니체프 장관이 자발적으로 구조에 나섰다며 "장관이 아니라 구조자와 같았다. 이것이 그가 평생 살아온 방식"이라고 전했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지니체프 장관에 대해 "일류 전문가이자 유능하며 절조 있는 리더였다"고 평가한 뒤 "우리는 이 강하고 용기 있고 이타적인 러시아 관료이자 조국의 수호자에 대한 좋은 기억을 영원히 간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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