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것은 말하지도 말라"…악재에도 끄떡없는 뉴욕증시
S&P 500·나스닥 동반 최고치 마감…5% 이상 조정없이 10개월째 랠리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가 이렇다 할 조정다운 조정 없이 10개월째 수직 상승 중이다.
악재에도 끄떡하지 않는 끝없는 랠리에 투자자들이 너나없이 증시로 모여들고 있지만, 더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경계론도 일각에서 나온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1.29포인트(0.37%) 오른 35,443.8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86포인트(0.3%) 오른 4,536.9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8포인트(0.14%) 오른 15,331.18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또다시 동반 사상 최고치 기록이다. 특히 S&P 500은 올해 들어 벌써 54번째 최고치로 마감했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4만건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다만 최근 뉴욕증시가 이러한 뉴스들에 일희일비하는 분위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P 500 지수를 '나쁜 것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세 마리 현명한 원숭이에 비유하면서 이 지수가 증시를 크게 흔들 수 있는 악재들에 눈감고 거의 일직선으로 올라가기만 한다고 진단했다.
WSJ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지난해 11월 대선 직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5% 이상 하락하는 조정 구간 없이 꾸준히 상승 중이다. 200거래일 이상 5% 하락 없이 상승한 것은 1963년 이후 10번 밖에 없는 일이다.
지난 10개월간 청정에너지주 버블이 터지고, 미 국채 금리가 급등락하고, 중국발 악재가 쏟아지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준비하고, 델타 변이가 대유행하는 등 큰 사건이 많았음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좋은 뉴스에도, 나쁜 뉴스에도 오로지 주식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과 같은 대체 자산의 수익률이 형편없는 탓이기도 하다.
그러나 WSJ은 주식의 향후 수익률이 채권보다 아주 크게 높지는 않으면서 리스크는 역대 가장 높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S&P 500 기업들 실적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달성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미래에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4% 정도로 2000년 '닷컴 버블'의 최절정기보다 살짝 높은 수준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만약 기업 실적이 기대 이하라면 미래 수익은 더 떨어질 수 있다.
과거 한 세기 동안 주식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을 6.5% 웃돌았지만, 현재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이 미래에 이런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일이라고 WSJ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매킨토시는 주장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끔찍한 선택은 '모든 게 잘될 거야'라고 하는 원숭이들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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