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디지털장관, 자민당 총재 후보로 스가 아닌 기시다 지지 표명
스가, 총재선거·총선 앞두고 고노·이시바 등 라이벌 중용 검토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오는 29일로 잡힌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재선 도전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현 스가 내각에 몸담은 히라이 다쿠야(平井卓也) 디지털상(장관)이 스가 경쟁자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정조회장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각료 가운데 첫 번째로 밝혔다.
히라이 디지털상은 1일 밤 방송된 TV도쿄의 한 프로그램에서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스가가 아닌 기시다를 지지할 것인지에 관한 질문에 긍정을 의미하는 동그라미 표시 손팻말을 들었다.
그는 아직 경선 구도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작년 총재 선거 때도 기시다를 응원했다면서 "그것과는 상관없이 스가 총리가 나를 임명해 중요 정책을 맡겼다"고 덧붙였다.
작년 9월 출범한 스가 내각에 신설된 디지털개혁담당상으로 입각한 히라이는 자민당 내 주요 7개 파벌의 하나로 기시다가 이끄는 기시다파에 소속돼 있다.
이 때문에 그가 파벌 영수인 기시다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치열한 싸움이 예상되는 총재 선거를 앞두고 현 내각의 각료로는 첫 번째로 스가 총리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시다파 소속 의원으로는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법무상과 함께 스가 내각에 합류했던 히라이는 전날(1일) 출범한 디지털청의 수장(디지털상)으로 다시 중용됐다.
디지털청은 스가 총리가 간판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디지털 개혁을 주도할 중앙정부 기관이다.
한편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이르면 오는 6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는 당 임원 인사와 그후 이어질 개각에서 스가의 잠재적 경쟁자로 볼 수 있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이 요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1일 스가 총리가 고노의 요직 기용을 검토 중이라며 당 4역에 속하는 정조회장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당 총재에 이은 이인자 자리인 간사장이나 내각 대변인 역할을 하는 관방장관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스가 내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배분 업무도 관장하는 고노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가 이끄는 파벌인 아소파 소속이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히지 않았지만 주요 언론사의 차기 자민당 총재 선호도 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과 선두 자리를 놓고 다툴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다.
마이니치신문은 아직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지 않은 이시바를 당 요직으로 예우하는 방안도 떠오르고 있다며 스가 총리가 지명도 높은 두 사람을 중용하는 '핀포인트' 인사를 통해 당 총재 선거와 총선(중의원 선거)을 앞두고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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