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11일 전쟁' 후 가자지구 건축자재 반입 첫 허용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이 지난 5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11일 전쟁' 이후 금지했던 건축자재의 가자지구 반입을 처음으로 허용했다.
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전날 건축자재를 실은 트럭들의 가자지구 통행을 허용했다.
가자지구로 화물이 유입되는 케렘 샬롬 검문소의 팔레스타인 측 책임자 바삼 가빈은 "트럭 30대 분량의 시멘트와 120대 분량의 자갈 그리고 15대 분량의 철재가 가자지구에 들어왔다"고 확인했다.
그는 검문소의 화물 처리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어민들의 어업구역을 확대하고 물 공급량도 늘리기로 했다.
건축자재는 11일 전쟁 중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재건에 필요하지만, 이스라엘은 건축자재가 하마스의 땅굴 재건 용도로 전용될 우려가 있다면서 반입을 불허해왔다.
가자지구를 봉쇄한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무력 충돌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물품 유입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한때 식품 등 소비재 중에서도 하마스의 재무장에 쓰일 것으로 우려되는 품목을 제한했고, 카타르 등이 하마스에 제공한 원조자금 유입도 막았다.
이에 맞서 가자지구 단체들은 이스라엘 쪽으로 방화 풍선을 날려 보냈고, 최근에는 주민 수천 명이 분리 장벽 인근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격렬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12살 난 가자지구 소년이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고, 이스라엘 군인 1명도 총탄에 맞은 뒤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부상자도 연일 쏟아지고 있다.
또 이스라엘은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에 대해 여러 차례 공습을 가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국제사회가 가자지구에 보낸 원조자금 송금 차단을 풀기로 했고, 최근에는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협조관(COGAT)을 통해 가자지구에 대한 물품 통행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 경내에서 벌어진 이스라엘 경찰의 팔레스타인 시위대 강경진압과 인근 정착촌 주민 강제 퇴거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 5월 11일간 전쟁을 치렀다.
당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는 어린이 67명과 여성 39명을 포함해 260여명이 숨졌고,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이스라엘에서도 아동 2명을 포함한 민간인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양측은 이후 이집트의 중재로 조건 없는 휴전에 들어갔지만, 이후에도 크고 작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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