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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 꼬리표' 붙은 RNA가 알츠하이머병 치료 열쇠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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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 꼬리표' 붙은 RNA가 알츠하이머병 치료 열쇠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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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 꼬리표' 붙은 RNA가 알츠하이머병 치료 열쇠 될까
잘못 접힌 타우 단백질이 찍어서 결합하는 RNA 발견
이 RNA 경로 억제하면 변형 타우의 신경 퇴행 차단
미국 보스턴의대 연구진, 저널 '몰레큘러 셀'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타우 단백질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함께 노인성 치매를 일으키는 알츠하이머병(AD)의 주요 원인 물질로 꼽힌다.
두 단백질 모두 올바르게 접히지 않는 '미스 폴딩(misfolding)' 구조로 변할 때 문제를 일으킨다.
이렇게 되면 각각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플라크(amyloid plaque·신경반), 타우 단백질은 탱글(tau tangle·신경 매듭) 형태로 뇌 신경 조직에 침적해 인지 기능 손상을 유발한다.
특히 '타우 단백질 결합 미세관(MAPT)'의 접힘 이상과 응집은 알츠하이머병의 특징 중 하나다.
이런 신경질환을 따로 '타우병증(tauopath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잘못 접힌 타우 단백질로 구성된 이 신경섬유 매듭은 뇌의 뉴런(신경세포)이 병들면서 침적된다.
많은 과학자는 이 신경섬유 매듭의 발생이 뉴런의 손상과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연구해 왔다.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최상의 약을 개발하려면 이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침내 미국 보스턴 의대(BUSM) 과학자들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RNA 표지(RNA-tagging)' 경로를 찾아냈다.
실험 결과, 이 경로를 억제하면 잘못 접힌 타우 단백질의 축적과 연관된 신경 퇴행(뉴런 손상)이 차단됐다.
벤저민 월로진(Benjamin Wolozin) 약물학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27일(현지 시각) 저널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 온라인판에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월로진 교수는 "잘못 접힌 타우 단백질이 침적하면, 손상된 뉴런이 단백질 생성 정보를 가진 RNA에 (분자) 태그를 붙었다"라면서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렇게 꼬리표가 붙은 RNA는 약 4배로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RNA 경로의 뉴런 손상 차단을 확인한 건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연구팀은 말한다.
현재 이렇다 할 치료법이 없는 알츠하이머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유력한 접근법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과정에서 이런 꼬리표 RNA가 점점 뉴런에 쌓이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광유전학과 단백질 분석 기술을 결합해 실험했다.
감광 단백질 유전자를 특정 유형의 뉴런에 적용해, 빛으로 유전자 발현 도를 조절하면서 뉴런의 변화를 관찰했다.
알고 보니 잘못 접힌 타우 단백질은 태그가 달린 RNA만 골라 결합했고, 여기엔 다른 RNA 결합 단백질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 단백질(학계 분류명 HNRNPA2B1)은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일명 루게릭병)과도 연관된 것으로 보고됐다.
잘못 접힌 타우 단백질의 이런 결합은, 유전적으로 신경 퇴행을 완화하거나 꼬리표 RNA의 침적량을 줄이는 데 모두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하나의 가설을 제시했다.
원래 이 복합체는 손상에 반응하는 것으로 디자인됐지만, 알츠하이머병에선 지속해서 과도하게 반응해 해로운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월로진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과정을 연구하는 데 널리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라면서 "이 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접근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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