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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확대만으론 안돼"…조기공급에 올인하는 정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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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확대만으론 안돼"…조기공급에 올인하는 정부(종합)
공공택지 민영주택 사전청약 도입…"사전청약 당첨시 통장 사용"
분양가 수준 관련 논란은 여전할 듯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정부가 집값 급등과 패닉바잉을 잠재우기 위해 단순히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에만 만족하지 않고 이들 물량의 공급 일정을 앞당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비싼 집을 굳이 추격매수하지 말고, 더 좋은 새 아파트를 '찜'해 놓는 것으로 당장 집을 사고 싶은 욕구를 누그러뜨리라는 뜻이다.
건설사도 혹시 수년 뒤 미분양·미계약 사태가 발생해도 사전청약 물량은 70%까지 정부가 되사주기로 했으니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어 이득이다.



◇ "공급 많으면 뭐하나…지금 청약해야지"
정부는 25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신규택지 등에서 조성되는 민간주택 등 10만1천호를 사전청약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3기 신도시 등 신규 공공택지 민영주택과 2·4 대책을 통해 추진되는 새로운 유형의 주택 공급사업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과 주거재생혁신지구사업에서 나오는 공공주택을 사전청약을 통해 원래보다 2~3년 앞당겨서 일단 청약을 받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신규 주택 공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신규택지를 지정해도,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2·4 대책 신사업을 벌여도 이를 통해 주택이 공급되는 것은 수년이 훌쩍 지난 뒤다.
이 때문에 정부가 아무리 주택 공급량을 늘린다고 한들 시장에선 어차피 당장 집값을 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미지근한 반응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주택 공급 효과를 조기에 가시화하기 위해 새로 공급하는 주택의 분양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일반분양분의 최대 85%를 사전청약으로 모두 끌어모았다.
패닉바잉에 몰려 낡은 아파트 구매에 뛰어들지 말고 새집을 주변 시세보다는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선구매하라는 취지다.
앞으로 2024년 상반기까지 총 10만1천호의 주택이 조기 공급되며, 기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주택 사전청약 물량까지 합하면 총 16만3천호의 주택이 당초 공급 시점보다 1~3년 정도 앞당겨 공급된다.

16만3천호 중 13만3천호가 수도권에서 공급되며, 이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수도권 민간 아파트 일반분양분 11만3천호를 상회하는 물량이다.
특히 민영주택은 일반공급 비율이 42%로 공공주택(15%)보다 높고, 2·4 대책 사업 공공주택은 정부가 일반공급 비율을 50%까지 높여 놓는 데다 그중 30%는 추첨제로 뽑기로 해 일반공급을 노리고 있는 청약 대기자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2·4 대책 사업지에선 청년과 신혼부부의 관심이 높은 추첨제 물량은 전부 사전청약으로 나온다.
민영주택이다 보니 청약 참여자의 선호도가 높은 60㎡ 이상 중대형 평형이 기존 공공주택 사전청약보다 많이 공급될 수 있다.
작년 기준으로 민영주택의 60~84㎡ 비중은 73%, 84㎡ 이상은 16.8%다. 공공분양의 경우 60~84㎡는 62.1%, 84㎡ 이상은 4.2%다.
사전청약이 가능한 수도권 신규택지는 인천 계양과 남양주 진접2,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는 물론 파주 운정3, 평택 고덕, 양주 회천 등 2기 신도시, 성남 금토·복정1 등 중소규모 택지 등이 망라돼 있다.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사전청약은 LH 등이 지어서 공급하는 공공주택이었다. 어차피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물량이니 일정을 서둘러 사전청약하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민간주택의 경우 민간 건설사에 이를 강제할 수는 없다. 민간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성사되기 어려운 형태의 공급방식이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매각하는 토지는 사전청약하는 건설사에만 매각하고, 이미 매각한 택지는 건설사가 적극 사전청약에 참여하도록 공공택지 우선권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어차피 정부는 추첨제 위주의 택지 공급제도를 경쟁방식으로 개편하는 참이었다. 임대주택을 많이 짓는 등 사회적 기여를 한 건설사에 공공택지 기회를 넓혀주는 식의 제도 개선을 이미 추진 중인데, 사전청약에 참여하는 것도 공공기여로 볼 수 있으니 혜택을 주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민간주택의 사전청약을 위해 미분양, 미계약 물량이 발생했을 때 사전청약 물량의 70%까지 LH 등이 되사도록 한 것은 건설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민간 건설사로서도 사전청약으로 물량이 처리됐지만 이후 본 청약 때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가질 수 있다.
이에 LH가 매입 확약을 함으로써 건설사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LH가 사들인 주택은 공공임대 등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2010년대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났을 때도 정부가 이와 비슷하게 미분양 물량을 매입한 바 있다.
하지만 2·4 대책 사업 후보지 중 사업에 적극적인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후보지도 적지 않은 점은 문제다.
주택을 사전청약으로 공급하려면 해당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사업 추진이 확실하게 보장돼야 한다.
중간에 사업이 틀어져서 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체돼 사전청약 수분양자들이 예상한 본 청약 일정이 흔들리면 적잖은 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2·4 대책 후보지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사전청약 대상지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 민영주택 사전청약 통장 사용은 까다롭게…분양가 시세 60∼80%
공공택지 민영주택 사전청약은 민간 시행사가 택지를 받은 후 건축설계안이 마련되면 할 수 있다. 이로써 청약 시점을 2~3년 조기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인 지구계획이 확정된 후 택지가 공급되는데, 건축계획안 마련에는 통상 2개월가량 걸린다.
국토부는 사전청약 참가자의 권리는 보호하고 민간 사업자의 손해는 방지한다는 원칙하에 예비입주자 모집제도를 신설해 운영한다.
현재 3기 신도시 공공분양 사전청약은 공공주택특별법령에 법적 근거가 있지만 민간사업에는 적용할 수 없기에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사전청약은 건설사가 제시한 추정분양가를 토대로 진행된다.
민간 시행자는 건축설계안을 바탕으로 추정분양가를 산정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검증을 받는다.
정부는 주변 시세의 60~80% 선에서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앞선 LH 공공주택 사전청약에서도 분양가 수준을 두고 논란이 제기됐다. 주변 시세의 60~80%에 공급한다고 해도 주변 시세가 워낙 많이 올라 여전히 실수요자에겐 부담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추정분양가 자체도 그렇지만, 본 청약 때 실제 분양가가 추정분양가보다 적당한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당첨자의 반발도 예상된다.
국토부는 HUG의 추정분양가 검증 시 지자체가 참여하는 위원회의 검토를 받도록 했고, 추정분양가 검증 후 지자체가 예비 입주자 모집 승인을 해야만 사전청약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안전장치를 달았다고 설명한다.
예비 입주자 모집 시에는 사전청약 세대수, 평형별 타입, 평형별 추정분양가 등이 공개된다.
사전청약 희망자는 본 청약 시 필요한 청약통장과 자산·소득요건 등을 갖추고서 청약홈을 통해 사전청약을 신청하게 된다.
사전청약에 당첨되면 청약통장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한다. 당첨자가 언제든 당첨권을 포기할 수 있지만, 그 지위를 유지하는 한 청약통장으로 다른 청약에 참여할 수는 없다.
앞서 LH 공공주택 사전청약에선 다른 사전청약만 제한하면서 다른 주택 본 청약에는 통장을 쓸 수 있게 한 것에 비해 다소 빡빡하게 운영된다.
또 재당첨 제한이 적용되고 있으면 민영주택 사전청약에는 신청할 수 없다. 이 역시 공공주택 사전청약에선 재당첨 제한이 걸려 있어도 신청할 수 있는 것과 다른 점이다.
국토부는 "민간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고 사업안정성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해 청약통장 사용을 일부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 시행자는 착공 후 확정 분양가를 산정하고, 당첨자의 최종 의사를 확인한 후 분양계약을 체결한다.
사전청약 당첨자가 최종 의사 확인하는 과정에서 당첨자 지위를 포기하면 청약통장은 부활하게 된다.

소득·자산요건은 사전청약할 때를 기준으로 하고 이후 본 청약 때 다시 심사하지는 않는다. 특별공급 요건도 사전청약 시를 기준으로 한다.
당첨자 자격을 유지하려면 본 청약까지 무주택 요건을 유지해야 한다. 거주 요건의 경우 사전청약 때 해당 지역에 주소지를 두고 있으면 이후 본 청약 때까지 그 요건을 충족하기만 하면 된다.
2·4 대책 사업지 공공주택 사전청약은 사업계획이 확정되는 복합사업계획인가와 토지주 우선공급 이후 시행된다.
이렇게 되면 지구지정 후 1~2년 내에 분양이 가능해져 일반적인 정비사업보다 최대 11~12년가량 분양 시기가 단축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사전청약 진행 후 약 1년 뒤 착공해 3~4년 뒤에는 입주가 가능하게 된다.
청약 절차는 LH 공공주택과 같다.
국토부는 내년 하반기부터 사업 후보지 중 3분의 2 이상 주민동의를 받고 본 지구지정이 완료된 사업지부터 순차적으로 사전청약을 공급할 방침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사전청약 대상 입지, 입지별 사전청약 예상 일정, 예상 물량 등을 취합해 청약홈에 공개할 예정이다.
부동산원은 민간시행 사전청약 예정 사업의 추진 일정을 관리하면서 예비입주자 모집 승인이 나면 관련 내용을 즉시 청약홈을 통해 알린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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