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인정보보보호법 11월 시행…"거대 기술기업 타격 불가피"
전문가들 "데이터보안법과 함께 기술기업 규제하는 양대 기반"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개인 정보 수집과 이용 규제를 골자로 한 개인정보보호법(PIPL) 제정으로 중국 거대 기술기업들의 영향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개인정보보호법이 오는 11월 시행되면 중국 거대 기술기업들이 현재보다 훨씬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거대 기술기업들의 개인 정보 수집과 이용을 규제하는 내용의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 자유로운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을 바탕으로 한 거대 기술기업들의 수익 창출 모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홍콩대 덕 클락 교수는 "거대 기술기업들은 훨씬 약해질 것"이라면서 "이용자의 데이터 수집은 더는 무질서 상태에 놓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대학의 안젤라 장 교수는 이 법의 시행으로 거대 온라인 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중국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지난 20일 개인 정보 수집과 이용 및 관리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내용의 개인정보보호법을 통과시켰다.
오는 1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이 법은 개인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사용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기술기업들이 이러한 법 규정을 위반해 개인정보를 수집·사용할 경우 최대 5천만 위안(약 84억 원) 또는 최대 기업의 연수익의 5%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데이터보안법과 더불어 거대 기술기업의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을 규제하는 양대 기반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데이터보안법은 소셜미디어 기업이나 전자상거래 기업의 플랫폼에서 몰래카메라 프로그램, 불법 촬영 영상, 조잡한 카메라 등이 유통될 경우 강한 처벌을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중국의 개인정보보호법과 데이터보안법 시행은 중국이 거대 기술기업들을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앤트 그룹의 상하이 증시와 홍콩증시 기업공개(IPO)에 불허한 것을 신호탄으로 거대 기술기업에 대해 각종 규제를 가하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자 마윈(馬雲)이 이끄는 핀테크 기업 앤트 그룹은 지난해 11월 초 상하이증시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해 사상 최대규모인 약 340억 달러(38조3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제동으로 IPO가 무산됐다.
이어 중국 당국은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지난 6월 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직후 이 회사에 대해 '국가 데이터 안보 위험 방지, 국가 안보 수호, 공공이익 보장' 등을 이유로 '인터넷 안보 심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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