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하루 2천원 연명…아프간에 초인플레·절대빈곤 닥친다
보유외환 동결·해외송금 중단에 사재기 기승
"GDP 20% 급감 전망…결국 세계경제 최약체 된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의 점령 이후 달러 부족과 금융권의 마비로 재앙적 상황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프간에 있는 현금인출기는 이미 비었고, 수도 카불에 있는 은행도 폐쇄돼 경제적 충격에 휩싸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 예치된 아프간 중앙은행의 90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가 묶여 있고, 아프간 정부가 무너지면서 달러 송금도 막힌 상태다. 그 결과 아프간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생필품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지원을 받던 정부가 전복된 후 당시 공무원의 임금 지급도 중단됐다.
이에 따라 이미 경제적으로 피폐한 아프간에 초인플레이션까지 닥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지난주 아프간을 탈출한 한 중앙은행에 근무자는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 상황이 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개발연구소(ODI)의 그래미 스미스 연구원은 "아프간 경제는 미국이 정기적으로 실어 나르는 달러에 의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게 끊기면서 일반인들은 길에서 빵 사 먹기도 힘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환전이 막히면 아프간 화폐의 평가 절하가 가속화하고, 대신 물건을 사려 하기 때문에 가격은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송금결제 네트워크 기업인 웨스턴유니언(Western Union)과 머니그램(MoneyGram)이 지난주 서비스를 중단한 것도 파장이 클 전망이다.
외국에서 일하는 아프간인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경제 규모가 아프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4%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아프간 정부가 전복되기 이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강타하면서 이미 생필품 가격이 오른 상태다.
아프간의 화폐 가치는 급격히 떨어져 수도 카불이 함락되기 전 1달러에 80 아프가니였지만, 현재는 86 아프가니로 올랐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자회사인 피치 솔루션의 20일 전망으로는 아프간 GDP가 20% 줄어들고, 화폐가치도 더욱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간과 유사한 내정 위기를 겪은 미얀마와 시리아 역시 GDP가 10∼20% 떨어졌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아프간 인구의 90%가 하루 2달러 (약 2천300원) 이하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원조가 끊기면서 전 세계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작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ayy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