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공존론' 주장 中전문가 20일만에 "현재 정책이 적합"
장원훙 푸단대 감염내과 주임, 비판 여론에 입장 바꿔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공존을 주장한 중국 감염병 전문가가 비판 여론에 휩싸이자 현재 방역 정책이 가장 적합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19일 펑파이(澎湃)와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장원훙(張文宏)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 감염내과 주임은 전날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코로나19 확진자 치료와 각종 회의 참석 등 최근 일상을 소개한 뒤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웨이보에서 "현재 세계의 감염병 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중국도 여전히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이 취하는 방역 정책은 현재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전략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발이 발에 맞고 안 맞고는 자신이 신어 봐야 안다"(鞋子合不合脚,自己穿了才知道)며 중국 정부가 서방의 내정 간섭에 거부감을 드러낼 때 사용하는 '신발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난징발 코로나가 전국에 스트레스 테스트를 촉발하면서 향후 코로나 방역에 생각할 거리를 더 많이 제공했다'는 제목의 글에서 '코로나 공존론'을 주장한 지 2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는 당시 웨이보 글에서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전략이 바뀔 수 있을 것을 시사한다"며 "이제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중국은 이러한 지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장 주임의 '공존론' 주장에 황옌중(黃嚴忠) 미국 시턴홀대 외교·국제관계학원 교수와 왕리밍(王立銘) 저장대 생명과학연구원 교수 등도 힘을 실어 줬다.
그러나 많은 중국 전문가들이 그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바이러스는 박멸해야지 공존의 대상이 아니라며 장 주임의 주장은 바이러스에 대한 항복 선언이라는 비판도 했다.
중국 위생경제학회 총고문인 가오창(高强) 전 중국 위생부장(장관)은 인민일보에 "바이러스와의 공존 절대 불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가오 전 부장은 "중국의 방역 정책은 정밀한 방역 통제와 광범한 백신 접종을 병행하는 이중 보험"이라며 "백신 집단 면역이 엄격한 관리 통제를 대체할 수 없고, 바이러스와의 공존은 더욱 아니다"라고 중국 방역 정책을 옹호했다.
장 주임에게 뜬금없는 표절 의혹도 제기됐다.
푸단대 대학원은 지난 15일 "표절 의혹 제보가 접수돼 학교 측에서 조사를 시작했다"고 공개했다.
장 주임은 자신에 대한 비판이 지속된 20일 동안 침묵한 이유로 "내가 게을러서 웨이보를 하지 않고, 보통 1∼3개월에 한 번씩 글을 쓴다"며 "내가 웨이보를 하는 것은 비정상적이고, 웨이보를 하지 않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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