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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날' 다가오는 카불…주민 패닉·공항엔 탈출 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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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날' 다가오는 카불…주민 패닉·공항엔 탈출 인파
달러 사재기에 환율 폭등…피란민은 카불로 계속 밀려들어
탈레반, 전국 대부분 장악·카불행 4개 주요도로 중 2개 점령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대공세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마저 조만간 함락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현지 지역 사회가 패닉에 빠졌다.
15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의 공격이 임박하자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는 해외로 탈출하려는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탈레반은 전날 카불 남쪽 11㎞ 지점까지 진격해 정부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전체 34개주 주도 가운데 25개를 차지하는 등 카불 외 다른 대도시는 이미 대부분 점령한 상태다.
외부에서 카불로 연결되는 큰 도로는 총 4개인데 탈레반이 남쪽 풀-이-알람(로가르주 주도)에서 올라오는 도로 등을 장악한 데 이어 이날 잘랄라바드(낭가르하르주 주도)로 연결되는 동쪽 도로까지 차지했다.
탈레반이 지금 같은 추세로 공세를 이어간다면 나머지 도로가 막히는 것도 시간문제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카불에서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공항밖에 남지 않게 된다.
상황이 다급하게 돌아가자 재력이 있는 주민들은 항공권을 구하기 위해 공항으로 달려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공항 터미널 밖 주차장에 마련된 항공권 판매 창구에는 표를 사려는 사람들로 줄이 늘어섰다. 사람들은 수하물 중량 한도에 맞춰 필요한 물품을 최대한 챙긴 모습이다.
아리아나 아프간 항공, 캄 에어 등 현지 항공사의 국제선 항공편은 이미 다음 주까지 예약이 꽉 찬 것으로 알려졌다.
표를 구한 이들도 공항 안으로 들어가려면 다시 3시간 이상 걸리는 상황이다.
아내, 다섯 자녀와 함께 터키 이스탄불로 떠나려 한다는 나위드 아지미는 AP통신에 "이 전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가능한 것은 뭐든 챙겼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에 의해 살해될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사업가 파리드 아흐마드 유누시는 최근 탈레반이 장악한 남부 대도시 칸다하르에서 100만 달러(약 11억7천만원) 상당의 사업체를 포기하고 몸만 빠져나와 카불에 도착했다.
유수프 바그반은 북부 쿤두즈에서 평소의 10배 요금인 375달러(약 44만원)를 지불하고 겨우 카불에 들어왔다.
바그반은 출국 비행기를 기다리며 "차는 (탈레반의 검문 장소를 피해) 쉬지 않고 달렸다"며 멈추면 끝인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붕괴 위기에 처하자 카불 주민은 달러 사재기와 앞다퉈 현금 인출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아프간 톨로뉴스는 전날 카불의 은행이 달러를 찾으려는 사람들로 혼잡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아프가니/달러 환율이 지난주 80아프가니에서 100아프가니로 오르기도 했다.
주민들은 은행이 갑자기 폐쇄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현금을 찾기 위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도 길게 줄을 섰다.

이런 혼란 속에 카불로 밀려드는 피란민 수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최근 잇달아 함락된 북부 지역 주요 도시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며칠 새 카불로 피란한 가구가 1만5천~2만 가구라고 12일 전했다.
아프간 평균 가구원 수가 8명이고 보통 가구원 60%가 아동인 점을 고려하면 최근 카불에 온 피란민은 약 12만 명이고 이들 중 7만2천 명이 아동일 것으로 추산된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은 밝혔다.
피란민 대부분은 카불 시내 거리와 공원 등에서 노숙하고 있다.
외신은 이들이 물과 음식조차 제대로 구하지 못한 채 땡볕 아래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연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불은 1천28㎢ 크기로 서울 면적(605㎢)의 두 배가량이며 약 460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탈레반이 카불마저 장악하면 난민들은 고국을 등져야 할 수 있다.
아프간과 국경을 접한 파키스탄에 등록된 아프간 난민 수는 140만 명이다.
미등록 난민까지 합치면 파키스탄 내 아프간 난민은 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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