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 지분율 2년8개월만에 최저
올해에만 2.3억주 순매도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내다 팔면서 지분율도 2년 8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장 개시 시점) 외국인이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수는 31억4천331만주였다. 지분율은 상장 주식 수(59억6천978만주) 대비 52.65%다.
이는 2018년 12월 11일 51.8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2018년 12월 12일 주식 소각을 단행하면서 외국인의 지분율은 55.76%로 껑충 뛴 바 있다.
이후 외국인 지분율은 2019년 7월 31일 58.01%로 고점을 찍은 뒤 57% 내외를 유지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증시가 타격을 받던 작년 3월 55%대로 급감했다.
작년 11∼12월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대한 기대로 지분율이 56%대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계속 내놓았고 지분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만 외국인은 삼성전자 보통주를 18조2천415억원(2억2천841만주) 순매도했다. 순매도한 주수·금액 모두 올해 국내 증시 종목 중 최대다.
특히 전날에는 삼성전자 주식을 일간 기준 사상 최대인 2조3천567억원(3천155만주)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 같은 외국인의 순매도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인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최근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PC 제조업체의 높은 재고 수준, PC 수요의 둔화 등을 이유로 올해 4분기 PC용 D램 가격이 최대 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반도체) 사이클 후반기에 진입해 얻는 보상보다 위험이 크다"며 "D램 가격이 여전히 상승세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으면서 상승률은 정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8천원에서 8만9천원으로 낮췄다.
키움증권도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0만5천원에서 9만7천원으로 내린 가운데 일각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물 가격 하락, 재고 증가, 메모리 가격 하락 전환 등의 우려는 과거 사이클과 비교할 때 다른 측면이 많아 다소 과도한 우려로 판단한다"며 PC를 제외하고 서버·모바일 등의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 과잉 가능성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 지속, 중국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가능성 등 신용 창출을 통한 제조업 경기 회복 노력이 가시화될 때 반도체 등 대형주 회복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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