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번엔 팬클럽 규제…콘텐츠 15만개 삭제ㆍ계정 4천개 처벌
온라인 팬클럽 집중 단속…사이버 규제 범위 갈수록 확대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당국의 사이버 공간에 대한 규제와 단속의 범위가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그 강도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이번에는 '아이돌'로 불리는 유명인을 후원하기 위해 결성된 온라인 팬클럽이 중국 인터넷 당국의 집중 규제 대상으로 떠올랐다.
1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아이돌 온라인 팬클럽에 대한 집중 단속을 통해 15만여 개의 '유해 콘텐츠'를 삭제하고, 온라인 팬클럽과 관련한 4천여 개의 계정에 대해 처벌 조치를 취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微博)는 '스타 파워 랭킹 리스트'라는 계정을 폐쇄했다.
이 계정은 아이돌 팬클럽이 자신이 지지하는 아이돌을 순위에 올리기 위해 경쟁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됐었다.
앞서 CAC는 지난 6월부터 아이돌 팬클럽이 사이버 공간에서 펼치는 여론조작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CAC는 그러면서 '나쁜 영향'을 끼치는 온라인 계정은 폐쇄하고 관련 온라인 팬클럽을 해체하는 한편 온라인 플랫폼도 규제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중국 인터넷 당국의 온라인 팬클럽에 대한 단속과 규제는 '팬 문화'에 대한 당국의 입장이 급변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SCMP는 지적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중국의 관영 매체들은 팬 문화를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닌 자발적인 모임을 촉진하는 수단이라고 장려한 바 있다.
온라인 팬클럽에 대한 규제와 단속은 중국 당국이 인터넷 기술기업과 사이버 공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앤트 그룹의 상하이 증시와 홍콩증시 기업공개(IPO)에 불허한 것을 신호탄으로 거대 인터넷 기술기업에 대해 각종 규제를 가하고 있다.
알리바바(阿里巴巴) 그룹의 창업자 마윈(馬雲)이 이끄는 핀테크 기업 앤트 그룹은 지난해 11월 초 상하이증시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해 사상 최대규모인 약 340억 달러(38조3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제동으로 IPO가 무산됐다.
이어 중국 당국은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지난 6월 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직후 이 회사에 대해 '국가 데이터 안보 위험 방지, 국가 안보 수호, 공공이익 보장' 등을 이유로 '인터넷 안보 심사'에 착수했다.
아울러 오는 9월부터 데이터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데이터보안법'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미디어 플랫폼과 전자상거래 관련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데이터보안법에는 소셜미디어 기업이나 전자상거래 기업에 대해 자신의 플랫폼에서 몰래카메라 프로그램, 불법 촬영 영상, 조잡한 카메라 등이 유통될 경우 강한 처벌을 받도록 규정돼 있다.
데이터보안법은 또 중국에서 수집하거나 생산한 데이터의 외국 반출을 차단하고, 위반 시 강력하게 처벌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국가의 핵심 데이터 관리 제도를 위반하고 국가 주권·안전·발전 이익을 해칠 경우 최소 200만 위안에서 최대 1천만 위안(약 17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법은 중국 정부가 2017년 6월부터 시행한 '인터넷안전법'의 범위를 확대한 법이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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