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강풍·우박·폭우에 폭염…美시카고 일원 연일 악천후
이틀 전엔 토네이도…수십만 가구 전력공급 중단·항공기 수백편 결항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일원이 연일 극심한 악천후에 시달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정오 무렵까지 시카고 일원에 시속 110km에 달하는 강풍과 동전 크기 우박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건물과 가로수가 훼손되고 수십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으며, 항공·철도 교통이 마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정오 이후 폭풍우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습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체감기온이 40℃에 육박하자 기상청은 이번엔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기상청은 이 지역 날씨가 이날 저녁 늦게부터 다시 악화해 강풍과 집중호우, 우박, 토네이도 등의 피해가 최소 2차례 더 반복될 수 있다고 예보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최소 7개의 토네이도가 시카고 서부 교외지역을 할퀴고 지나간 바 있다.
당시 시카고 북서부 소도시 에스몬드와 크레스톤 등의 농장 건물은 회오리바람에 종잇장처럼 흩어져 날렸다. 또 인근 맥헨리, 벌링턴, 시카모어 등에서도 주택 지붕과 벽이 날아가고 뿌리째 뽑힌 나무에 자동차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어 10일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로 도로와 주택가 곳곳에 물이 차고 전력 공급이 중단됐으며 항공 및 철로 교통이 차질을 빚었다.
미국 중서부 항공교통 관문인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서는 9일 330여 편, 10일 270여 편, 11일 오후 5시 현재까지 200여 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또 강풍에 부러진 나무와 건물 파편이 철로를 덮어 기차와 전철 운행도 크게 지연됐다.
전력공급업체 '컴에드'(ComEd)는 이번 악천후로 시카고 북서부 수십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며,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11일 오후 4시 현재 6만8천여 가구가 아직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악천후는 시카고를 포함한 일리노이 북부 외에도 위스콘신 남부, 인디애나 북서부, 미시간 남부 등 인근 지역에 영향을 미쳤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 보고는 아직 없다.
회오리바람에 산산조각이 난 미국 일리노이주 크레스톤 농장 건물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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