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계속되면 황제펭귄도 2100년 멸종 문턱
"번식지 바다얼음 줄어 새끼 펭귄 생존 차질"
영하 40도 한파·140㎞/h 강풍 견뎌도 온난화엔 답없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기후변화가 심해져 북극곰에 이어 남극 황제펭귄마저 멸종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어류·야생동물국은 번식지 파괴를 이유로 황제펭귄을 멸종위기종 보호법에 따른 위기종 목록에 추가할 것을 3일(현지시간) 제안했다.
미국 정부는 북극곰처럼 미국에 살지 않는 동물들에 대해서도 위기종으로 지정해 보호 노력을 촉구해왔다.
이번 조치는 기후변화 때문에 바다 얼음(해빙)이 급감해 황제펭귄이 대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나왔다.
우즈홀해양학연구소의 펭귄 생태학자인 스테파니 제노브리어는 "황제펭귄의 생활주기는 새끼를 낳아 먹이고 깃털 갈이를 하는 데 필요한 해빙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있느냐에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리지'에 이날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수준의 탄소배출과 기후변화에 변화가 없다면 황제펭귄 집단의 70%가 2050년까지, 98%가 2100년까지 멸종 문턱에 설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전반적인 온난화 추세와 극단적 기상의 빈발을 주시하며 황제펭귄의 생태를 관찰했다.
특히 이들은 2016년 해빙이 극도로 감소했을 때 남극 핼리베이의 황제펭귄 집단이 대규모 번식 실패를 겪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해에 그 지역에서는 해빙이 일찍 사라져 방수 기능이 있는 깃털을 갖출 때까지 성장하지 못한 새끼 펭귄 1만 마리 정도가 익사하고 말았다.
남극 해빙은 계절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한다. 최근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겨울에 예전 규모를 회복하지 못하는 사태가 나와 우려를 사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펭귄인 황제펭귄은 해빙이 늘어나는 겨울에 남극에서만 번식한다.
이들은 수천 마리씩 뭉쳐 섭씨 영하 40도 강추위와 시속 144㎞ 강풍도 견디지만, 해빙이 부족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미국 정부의 이날 위기종 지정안은 4일 연방 관보에 고시된 뒤 60일간 공공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발효 여부가 결정된다.
마사 윌리엄스 어류·야생동물국 부국장은 "우리 행정부의 우선 도전과제인 기후변화는 전 세계의 다양한 생물 종들에 영향을 미친다"며 "정책입안자들이 오늘, 그리고 향후 10년간 내리는 결정에 황제펭귄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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