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해원노조와의 3차 교섭도 결렬…파업 전운 짙어져
노조 "CB 전환 통해 2조원 넘는 차익 올려도 공적자금 운운"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국내 최대 선사인 HMM[011200]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사상 첫 파업의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해원노조(선원 노조)는 이날 사측과 임단협 3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임금인상률과 격려금 규모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육상노조(사무직 노조)에 이어 해원노조에게도 임금 5.5% 인상과 기본급 100%에 해당하는 격려금을 제시했지만 해원노조가 25%의 인상률을 고수하면서 교섭은 결렬됐다.
해원노조는 오는 11일 4차 교섭도 소득 없이 끝나면 육상노조와 마찬가지로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두 노조는 중노위 조정도 무위를 끝날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HMM 파업에 대한 우려에도 노사 모두 물러날 여지를 보이지 않아 이번 임단협 협상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 HMM 노조는 최대 8년간의 임금 동결과 최근 실적을 고려해 사측이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선원들은 기준보다 한참 많은 초과근무 시간에도 포괄임금제로 합당한 수당을 받지 못해 임금 수준이 매우 낮은 상태다.
HMM 직원들은 2010년 이후 해운업계에 닥친 불황으로 수년간 적자가 지속되고 회사가 채권단의 관리를 받게 되자 육상직은 8년간, 선원직은 6년간 임금 동결을 감내해왔다.
이러한 직원들의 노력 등에 힘입어 HMM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해 1분기 1조가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에 따라 그동안 희생해온 직원들과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또 노조가 제시하는 임금인상률을 수용해도 비용은 1천200억원 정도라 과도한 요구가 아니라고 노조는 강조한다.
하지만 사측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눈치를 보며 별다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은 3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경영정상화를 위해 좀 더 인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최근 HMM 주가가 작년 대비 10배 넘게 급등하자 산업은행이 지난 6월 보유 중인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해 2조4천억원 가량의 평가차익을 올렸다고 주장한다. 공적자금 대부분을 회수했는데도 산업은행이 계속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HMM은 1976년 창사 이래 무파업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만약 국내 유일의 대형선사인 HMM이 파업에 돌입하면 수출 물류 대란이 불가피하다.
전정근 HMM 해원노조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원들이 다 떠나고 배만 남는 게 결국 (사측이) 원하는 해운 재건인지 묻고 싶다"면서 "회사와 나라를 위해 인내했지만 노예와 같은 처우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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