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아프간 美·英대사관, 탈레반 '민간인 학살' 강력 비난
"전쟁범죄 될 수 있어"…탈레반 "근거없는 이야기" 일축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영국 대사관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민간인 학살 의혹에 대해 '전쟁 범죄'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 대사관은 남부 칸다하르주 스핀 볼다크 지역에서 최근 자행됐다고 보고된 탈레반의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 전날 여러 건의 트위터를 통해 비판했다.
스핀 볼다크는 파키스탄 접경 요충지대로 지난달 탈레반이 강력하게 공격한 끝에 장악한 지역 중 하나다. 국제인권단체들은 탈레반이 이 지역에서 전·현직 정부 공무원 등을 추적해 민간인 40명 이상을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대사관은 "이런 살해는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며 "탈레반 지도부는 조직원의 범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도부가) 지금 조직원을 통제할 수 없다면 향후에도 (아프간을) 통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이같은 탈레반의 공격 확대에 대해 "(그들은) 인명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만약 탈레반 지도부가 협상을 통한 갈등 해결을 지지한다면 끔찍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탈레반 평화협상단 소속 수하일 샤힌은 로이터통신에 탈레반의 민간인 학살 주장에 대해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탈레반은 2001년 9·11테러 직후 미군의 침공으로 정권을 잃었지만 세력을 회복하면서 정부군 등과의 장기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 5월부터 본격 철군을 시작하면서 더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탈레반은 점령지를 점차 넓혀 아프간 영토 절반 이상을 장악했고, 여러 국경 지역도 손에 넣은 상태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주도 등 정부군이 장악 중인 주요 도시를 공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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