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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서 디아스포라 한인 작가전 성황…"한국 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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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서 디아스포라 한인 작가전 성황…"한국 붐 확산"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독일 베를린에서 디아스포라(diaspora·고국을 떠난 사람) 한국인 작가전이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프로젝트공간 '마인블라우'는 30일(현지시간) '한국초점(FOCUS SOUTH KOREA)' 기획전시프로젝트를 개막하고, 서구에서 자란 한국인으로서 자신의 원래 출신과 관련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 5명의 작품을 선보였다.


내달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기획전에서 이미래 작가는 '일곱 자매와 잃어버린 딸'이라는 작품을 통해 한반도의 잊히고, 실종된 모든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과 소녀, 엄마와 딸들을 기렸다.
이 작가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틀라스와 플레이오네 사이에서 태어난 7명의 딸이 오리온에게 쫓기다 별자리가 된 이야기가 유럽과 동아시아에서 서로 다르게 전해진다는 데 착안, 7명의 딸을 상징하는 형광색 조명의 죽부인 작품을 2차례에 걸쳐 선보였다. 다만 이들 중 1명은 오리온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목숨을 잃어 거울에 비친 상 형태로 볼 수 있다.


정가희 작가는 말을 잃은 할머니가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뇌파로 읽어내 도자기 형태로 만든 작품을 선보였다.
정 작가의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는 것을 모면하기 위해 결혼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남한을 위해 군 복무를 했는데도, 부부가 함께 공산주의 첩보활동을 한 혐의로 부당하게 투옥되는 아픔을 겪은 뒤 말을 잃었다.


강태우 작가는 움직임 연작을 통해 비선형적 공간을 여러 시점에서 시간여행 하는 작품들을 화폭에 선보였고, 플로리안 봉길 그로세 작가는 일련의 사진 작품들을 통해 한국 남성들이 경마장에서 보이는 기이한 행태를 보여준다.
기획전시에 참여한 유일한 독일인 작가로 대구 사진비엔날레에 참여했던 에릭 슈트렐로는 서울과 대구의 도심 풍경을 담은 사진 작품을 통해 유럽인이 동아시아 대도시를 어떻게 느끼는지 보여준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베른하르트 드라츠 마인블라우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국행이 막힌 가운데, 디아스포라 한국인 작가들을 위주로 기획전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때로는 이곳에서 태어났거나 오래 생활했거나, 입양된 배경이 있는 한국인 작가들의 한국에 대한 시각이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개막식에 200∼300명을 예상했는데, 식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들더니 400∼500명이 왔다"면서 "K-팝에서 시작해 한식을 넘어서 다른 한국 문화까지 한국 붐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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