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확산 이스라엘, 고령자 '3차 접종' 결정 초읽기
중증 환자 빠른 증가세에 보건부 자문위원회 만장일치 권고
백신의 고령자 중증감염 예방효과 97%→81% 하락
구체적인 데이터 부족 논란…접종 대상 연령대에도 이견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백신 1차와 2차 접종을 진행했던 이스라엘이 고령자에 대한 3차 접종(부스터 샷) 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중증 환자 증가세가 확인되면서, 기존 백신 접종을 통해 확보한 면역 수준이 낮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백신의 중증 감염 예방효과 저하를 명확하게 입증할만한 데이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논란이 여전하고, 3차 접종 연령대를 두고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가 운영하는 코로나19 백신 자문위원회는 전날 만장일치로 고령자에 대한 백신 3차 접종을 권고했다.
자문위는 코로나19 백신의 고령자 중증 감염 예방 효과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보건부 자료를 검토한 이후 권고 결정을 내렸다.
자문위에 보고된 보건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 97%에 달했던 기존 접종 백신의 60세 이상 고령자 중증 감염 예방력은 최근 81%로 하락했다.
자문위가 고령자에 대한 부스터 샷 접종을 권고함에 따라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보건부 장관 및 전문가 회의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총리가 자문위 권고를 수용할 경우 이르면 다음 주부터 고령자에 대한 3차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정책의 방향타 역할을 했던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관련 지침이 아직 없는 데다, 이스라엘 자체적으로도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았다는 점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부스터 샷 접종 연령대를 60대 이상으로 할지 아니면 70대 이상으로 할지를 두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들여와 대국민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에서는 지금까지 전체인구(약 930만 명)의 62% 이상인 577만여 명이 1차 접종을, 57% 이상인 534만여 명이 2회차 접종까지 마쳤다.
빠른 백신 접종의 성과로 이스라엘의 감염 지표는 뚜렷하게 개선돼 1월 중순 하루 1만 명에 육박하던 신규 확진자 수는 6월 초 한 자릿수대까지 떨어졌고, 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급감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지난달 실내 마스크 착용을 포함한 모든 방역 조치를 풀었지만, 이후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 26일에는 2천112명, 27일에는 2천260명, 28일에는 2천165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또 최근에는 중증 환자 수도 가파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20일 62명이었던 중증환자 수는 29일 159명으로 늘었다.
한편, 이스라엘은 지난 12일부터 세계 최초로 장기 이식 환자 등 면역력이 약화한 성인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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