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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과거 남부 근거지 공세강화…"2만2천가구·15만명 탈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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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과거 남부 근거지 공세강화…"2만2천가구·15만명 탈출"(종합)
탈레반 잔학행위도 속속 보고…"민간인도 총격에 희생"
5∼6월 민간인 사상자 2천392명…"2009년 통계 작성 후 최고"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최근 급격하게 세력을 확대하면서 과거 탈레반의 핵심 근거지였던 남부 칸다하르에서 2만 가구 이상이 집을 떠나 탈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칸다하르주의 난민국장인 도스트 모함마드 다리아브는 25일 AFP통신에 "전투로 인해 칸다하르에서 지난 한 달 동안 2만2천 가구가 난민이 됐다"고 말했다.
다리아브 국장은 "난민들은 도시의 불안한 지역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지역 당국은 이들 난민을 위해 캠프 네 곳을 세웠다. 당국이 추정하는 난민 수는 15만4천명에 달한다.
주민 하피즈 모함마드 아크바르는 탈레반에 의해 집에서 내쫓겼다며 "지금은 화장실도 없는 공간에서 가족 20명과 함께 지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칸다하르주의 주도인 칸다하르는 수도 카불에 이은 아프간 제2의 도시로 꼽히며 탈레반의 과거 집권기(1996∼2001년) 핵심 근거지였다.
탈레반은 2001년 9·11테러 직후 미군의 침공으로 정권을 잃으면서 이 지역에 대한 지배력도 약해졌지만 최근 미군 철수 개시를 계기로 칸다하르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인도 정부가 칸다하르의 영사관 인력을 잠정 철수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이날도 칸다하르 외곽에서 전투가 계속됐다고 보도했다.
미군 측에 따르면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420여 개 지구 가운데 절반인 210개 이상을 점령했고, 카불을 포함한 주요 도시도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 22일에는 전체 국경의 약 90%를 장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아프간 정부 재난관리부의 굴람 바하운딘 자일라니 부장관은 지난 8일 "지난 한 달 반 동안 26개 주(전체 주의 수는 34개)에서 3만2천384 가구가 집을 떠났고, 지난 2년간 탈레반의 잔혹 행위로 인해 500만명이 난민이 됐다"며 국제사회가 이들을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탈레반의 세력이 강해지면서 곳곳에서 잔학행위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톨로뉴스는 주민을 인용해 중부 가즈니주 말리스탄 지구에서 최근 탈레반의 총격으로 민간인과 치안 병력 4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가즈니의 사회운동가인 미나 나데리는 "탈레반은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민간인까지 학살하고 주택과 상점을 파괴하는 등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카불 인근에서는 지난 23일 치안 병력 4명과 경찰 병원 직원 등이 탈레반에 잡힌 후 총살당했다고 톨로뉴스는 전했다.
CNN방송은 현지 목격자들과 지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미군 통역사로 16개월간 일한 적이 있는 아프간인이 지난 5월 12일 탈레반에 붙잡혀 참수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칸다하르 지역 난민 캠프에 머무는 칸 모함마드는 AFP통신에 "그들이 진짜 싸우기를 원하면 도시를 파괴할 게 아니라 사막으로 가서 전투해야 할 것"이라며 "그들이 이길지라도 유령도시를 통치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특히 미군 철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5월 이후 민간인 희생이 더욱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에 따르면 지난 5∼6월 내전과 테러 등으로 인한 아프간 민간인 사상자는 2천392명(사망 783명)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9년 이후 최고치다.
올해 1∼6월 민간인 사상자 수도 5천183명(사망 1천659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9·11 테러 20주년이 되는 올해 아프간전을 끝낸다는 방침에 따라 다음 달 말까지 철군을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철군은 90% 이상 완료된 상태로 미군은 현지 최대 군사 거점인 바그람 공군기지에서도 철수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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