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4단계 연장에 외식·숙박업계 "휴가철 대목 날아가"
"오후 6시 이후 손님 끊겼는데…손실 보상금 대폭 늘려야"
서울 호텔 예약률 50% 아래로 '뚝'…'집합금지 예외' 가족 겨냥 마케팅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이영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2주 연장되자 외식·숙박업계에서는 여름 휴가철 대목을 놓치게 됐다는 한숨이 나오고 있다.
이철 한국외식업중앙회 홍보국장은 23일 "휴가철을 맞아 국민들이 외식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4단계 연장 소식에 가슴이 철렁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 6시 이후는 손님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으로, 국회와 정부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을 대폭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도 "뭐라고 말도 나오지 않는 참담한 심정으로, 그저 '장사 좀 하고 싶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연말까지 부가세율을 절반으로 낮추는 등 특단의 조치를 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는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 방학과 맞물리는 데다가 휴가철 극성수기로 꼽히는 7월 마지막 주와 8월 첫째 주에 적용되는 만큼 숙박·여행업계는 '날벼락'이 떨어졌다는 반응이다.
백승필 한국여행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해외여행은 사실상 제로 상태고, 국내 여행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패키지·단체여행이 엄청나게 줄었다"며 "여행업계는 지금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 그야말로 암울하다"고 말했다.
백 부회장은 "사실 여행을 갔다가 코로나19에 걸린 사례는 많지 않다"며 "이를 고려한 유연한 방역이 필요한데, 일률적인 3인 혹은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타격이 정말 크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한국관광 데이터랩이 이동통신 데이터를 토대로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된 지난 12∼19일 서울을 찾은 외부 방문자를 집계한 결과 일평균 112만4천782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천은 17.3%, 경기도는 20.1% 각각 줄었다.
A 호텔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12일 이후 객실 예약률이 50%를 밑돌고 있다"며 "최고 성수기인 7월 마지막 주 역시 거리두기 연장으로 비슷한 추이를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B 호텔 관계자도 "지난달까지는 주말 예약은 꽤 찼었는데, 4단계 이후 3분의 2까지 객실을 채울 수 있음에도 예약률이 50%를 넘지 못한다"며 "이러다 호텔업계가 여름 성수기를 그냥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면 불이익 없이 원하는 대로 예약을 취소·변경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저녁 시간 가족 등 4인 이상 단체 고객이 많던 서울 시내 주요 호텔 뷔페도 비상이 걸렸다. 2인 손님만 받아서는 운영이 쉽지 않은 탓에 일부 시간 문을 닫은 곳이 나오고 있다.
플라자호텔 뷔페 세븐스퀘어는 지난 14일부터, 밀레니엄힐튼 서울의 뷔페 카페 395는 지난 18일부터 각각 주중 저녁 시간 운영을 중단했다.
플라자호텔 관계자는 "고객과 임직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고자 한 것"이라며 "중식당 '도원' 등 개별 룸을 갖춘 레스토랑의 점심 예약률은 오히려 증가한 편"이라고 말했다.
호텔업계는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에도 3인 이상 모임 금지의 예외를 적용받는 동거 가족을 겨냥한 마케팅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아이 동반으로 클럽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고, 인기 유아 캐릭터 '아기상어'로 꾸며진 방에서 묵는 '키즈 포레스트 패키지'를 내놨다.
이 호텔은 여름 성수기를 맞아 클럽 라운지에 아이를 위한 디저트와 전용 음료를 갖춘 '키즈 섹션'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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