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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돈줄 조이기에 민영재벌 헝다 '휘청'
은행 자금동결에 지방정부 분양금지까지…주가 폭락 사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자국 부동산 산업의 돈줄을 조이기 시작한 가운데 중국의 대형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휘청이고 있다.
20일 차이신(財新)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우시(無錫)시 중급인민법원은 최근 광파(廣發)은행의 신청을 받아들여 헝다의 예금 1억3천200만 위안(약 234억원)을 동결했다.
광파은행은 앞서 헝다에 1억3천200만 위안을 사업 자금으로 대출해줬다. 만기는 내년 3월까지인데 법적 수단을 동원해 미리 상환 자금을 확보해 놓은 것이다.
광파은행의 선제적 자금 회수는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부동산 대출을 적극적으로 제한하면서 관련 산업 부채 비율을 낮추겠다는 움직임을 본격화한 이후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금융 비용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런 가운데 개별 부동산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지방정부들도 부동산 기업 관리를 더욱 엄격히 할 태세다.
후난성 샤오양(邵陽)시는 19일 밤 공고를 내고 분양 대금 유용을 문제 삼아 헝다가 10월까지 주택 분양 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들은 완공 전에 주택을 분양 판매할 수 있지만 판매 대금을 전용 계좌에 보관해야 하는데 헝다가 이런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개발 업체들로 유입되는 자금을 억제하려는 중국 당국의 조치가 공교롭게도 헝다 같은 민영기업보다 국유기업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용평가사 애자일 대표인 궁링옌은 로이터 통신에 "중국 정부는 부동산 업계의 부채를 감축하기로 했는데 이런 정책은 국유 기업과 최대 기업들에 유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금 동결 사태의 여파로 19일 홍콩 증시에서 헝다 주가는 16.22% 폭락해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간밤 전해진 분양 중단 명령의 여파로 헝다 주가는 20일도 장중 최대 15% 이상 추가로 급락했다.
'헝다'라는 이름은 한국에서는 낯설지만 중국에서는 아파트 건설 등으로 매우 유명한 대형 부동산 기업이다.
쉬자인(徐家印) 현 회장이 1997년 광둥성에서 설립한 헝다는 부동산으로 사업을 시작해 금융, 헬스캐어, 여행, 스포츠, 전기차 사업을 아우르는 재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부동산 재벌인 쉬 회장은 2017년 포브스 중국 부호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 등 IT 거물들에게 밀려나기는 했어도 여전히 중국을 대표하는 거부 중 한 명이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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