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국내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이 올해 들어 5개월 만에 7조원 넘게 늘어났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올해 5월 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85조1천114억원이다. 작년 말(77조6천675억원)에 비해 5개월 새 7조4천439억원이 늘었다.
저축은행 여신의 전월 말 대비 증가 폭은 1월 약 1조6천억원, 2월 1조3천억원, 3월 1조4천억원, 4월 1조9천억원에 달했다가 5월에는 1조2천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저축은행 여신은 작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11개월 연속으로 전월 말 대비 1조원 넘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작년부터 연 10%대 중반의 중금리대출 영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 여신 규모를 키웠다.
이달 7일부터 시작된 법정 최고금리 인하(연 24%→연 20%)를 앞두고 미리 대출 취급금리를 낮춘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5월 기준으로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36곳 중 2곳을 제외한 모든 곳의 평균 금리가 이미 연 20% 아래로 내려왔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에는 저신용자 대출 취급이 어려워지는 만큼 중·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을 미리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수신 잔액도 올해 1월 사상 처음 80조원을 돌파하고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 말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85조9천344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2천223억원 급증했다.
5월 기준 저축은행 12개월 예금 평균 금리는 연 1.62%, 12개월 적금 평균 금리는 연 2.37%로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신 자금이 꾸준히 들어왔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가파른 대출 증가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말 각 저축은행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작년과 같은 21.1%로, 중금리 대출과 정책금융 상품(햇살론·사잇돌)을 제외한 고금리 가계대출 증가율은 5.4%로 관리하라는 지침을 보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 가운데 상반기 대출 증가율이 이미 지침 수준을 넘어선 곳이 있어 하반기에는 기존 채권 매각 등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15일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태스크포스(TF)' 1차 영상회의에서 저축은행을 포함한 비은행권 대출 증가세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도 부위원장은 "금융권 일각에서 은행·비은행 간 규제 차익을 이용해 외형 확장을 꾀하는 행태를 보여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규제 차익을 이용한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된다고 판단할 경우 은행권·비은행권 간 규제 차익을 조기에 해소해나가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
│저축은행 총 여신·수신 잔액(단위: 억원) │
├────────────┬────────────┬───────────┤
││여신 잔액 │수신 잔액 │
├────────────┼────────────┼───────────┤
│2020년 12월 말 │776,675 │791,764 │
├────────────┼────────────┼───────────┤
│2021년 1월 말 │792,587 │809,705 │
├────────────┼────────────┼───────────┤
│2021년 2월 말 │805,412 │832,645 │
├────────────┼────────────┼───────────┤
│2021년 3월 말 │819,578 │849,943 │
├────────────┼────────────┼───────────┤
│2021년 4월 말 │838,952 │837,121 │
├────────────┼────────────┼───────────┤
│2021년 5월 말 │851,114 │859,344 │
└────────────┴────────────┴───────────┘
※ 출처: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hye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