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잠잠한데 안 떨어지는 달걀값…7천원 중반대 제자리걸음
대규모 살처분·높은 집밥 수요 등 영향…하반기 안정화 전망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한동안 발생하지 않는데도 달걀 가격이 7천원 중반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18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6일 달걀 한 판(특란 30개) 소비자가격은 7천531원이었다.
지난해 11월 28일 가금농장에서 2년 8개월 만에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 5천원대 중반이었던 달걀 가격은 빠르게 상승해 지난 2월 15일 7천821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정부는 신선란과 달걀 가공품에 한시적으로 관세를 면제해주는 등 달걀 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을 연이어 내놓았지만, 한번 오른 달걀 가격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달걀 가격을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됐던 고병원성 AI는 지난 4월 7일 전남 장흥의 육용오리 농장을 마지막으로 더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달걀 가격은 여전히 7천원 중반 선에서 오르내리는 중이다.
달걀 한 판의 산지 가격은 1월 4천726원에서 6월 6천107원으로 29.2%, 같은 기간 도매가격은 5천22원에서 6천392원으로 27.3% 뛰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올해 상반기 달걀 물가 상승률은 38.9%로 2017년 이후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고병원성 AI 확산이 멈췄는데도 달걀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것은 이미 산란계를 대규모 살처분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밥을 많이 먹으면서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상반기에만 2억개가 넘는 달걀을 수입했으나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오는 데다가 소비자가 국내산 달걀을 선호하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평년 수준을 웃돌면서 점차 달걀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산하 농촌관측본부는 지난달 내놓은 '산란계 관측' 자료에서 지난 6월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7천23만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 적지만, 평년보다는 1.9% 늘었다고 밝혔다.
오는 9월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0.5% 줄고, 평년보다는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걀 생산량은 지난달 1일 기준 4천50만개로 전월보다 3.0% 증가했고, 이달은 4천299만개, 다음달은 4천441만개로 늘어나겠다고 전망했다.
농업관측본부는 "달걀 생산에 가담하는 산란계 마릿수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며 "조기 공급 회복을 위해 계획적인 입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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