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터키·그리스 이번엔 친선축구 경기로 '으르렁'
그리스 "코로나 검사 다시 받으라" vs 터키팀 "무례하다"…경기 취소후 출국 논란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세계적인 '앙숙'으로 유명한 터키와 그리스가 이번에는 친선 축구대회를 놓고 감정싸움을 벌였다.
터키 이스탄불을 연고로 하는 프로 축구팀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은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와 친선경기를 위해 지난 12일(현지시간) 아테네 공항에 도착했다.
터키 선수단은 입국을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했으나, 그리스 출입국 당국은 추가로 유전자 증폭 검사(PCR)를 요구했다.
이에 갈라타사라이 선수와 코치진은 그리스 당국의 조치에 반발, 친선 경기를 취소하고 터키로 철수했다.
갈라타사라이 측은 "PCR 검사 결과를 제출했음에도 그리스 당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새로 검사받을 것을 요구했다"며 "친선경기 취소는 그리스 당국의 '무례한 행동'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터키 축구연맹도 "선수들이 용납할 수 없는 대우를 받았다"며 그리스 당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그리스 당국은 PCR 검사 결과를 제출하더라도 무작위로 PCR 검사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는 모든 입국자에게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반박했다.
터키 외무부는 그리스 당국의 조치에 대해 반발 여론이 불거지자 13일 앙카라 주재 그리스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터키와 그리스는 15세기 말 그리스가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 제국에 점령당한 이후 수백 년간 앙숙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그리스는 약 400년간 치열한 독립 투쟁 끝에 19세기 초 오스만 제국에서 독립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두 나라는 여러 차례 전쟁을 벌였다.
현재도 난민 문제와 동지중해 천연자원 개발 등을 두고 대립하고 있어 양 국민 간 묵은 감정이 폭발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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