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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중단됐지만…독일서 日 집요한 방해에도 내주 소녀상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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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중단됐지만…독일서 日 집요한 방해에도 내주 소녀상 전시
일본 측, 후원단체에 만남 요청·소녀상 전시 비판의견 전달
전시 준비 실무진에 소녀상 전시 반대 이메일 수십통씩 쇄도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독일 뮌헨 도심에 내주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다.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에서는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배달돼 소녀상 전시가 중단됐지만, 똑같은 모습의 소녀상은 오는 21일부터 두 달 가까이 뮌헨 도심 전시장에서 24시간 공개적으로 독일 시민들과 마주하게 된다.
일본 측의 방해 공작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시 주최 측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전시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과 일본, 독일 문화예술가단체 '아트5'는 오는 21일부터 9월 15일까지 뮌헨 슈퍼+센터코트와 플랫폼에서 '예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국과 일본 작가 기획전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슈퍼+센터코트 갤러리에서는 김서경·김운성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다. 이 전시공간은 뮌헨 조형예술대학 인근 갤러리와 미술관 운집한 지역에 위치해 지나가는 이들은 24시간 소녀상과 마주할 수 있다.
2011년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수요시위 1천 회를 기념해 처음 탄생한 평화의 소녀상은 2019년 8∼10월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그 후'에도 선보였다. 하지만 일본 우익단체의 협박과 항의가 이어지면서 사흘 만에 전시가 중단된 바 있다.
소녀상은 이후 지난 6일부터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시민갤러리 사카에에서 열린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전의 일부로 다시 전시됐으나 이틀만에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배달되면서 전시회는 재차 중단됐다.



뮌헨에서도 일본 측의 전시 방해 공작은 이어지고 있다.
뮌헨시와 바이에른주, 프리드리히 에베르트재단, 페트라 켈리 재단, 로자 룩셈부르크 재단 등 후원단체에는 일본 측에서 만나자는 요청과 함께 소녀상 전시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전시를 준비 중인 실무진에게 평화의 소녀상 전시에 반대하고, 한일관계에 관여하지 말라는 이메일이 한 사람당 수십 통씩 쇄도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앞서 일본 측은 지난 4월 16일부터 오는 8월 1일까지 독일 드레스덴 공공박물관에 처음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하기 위해 로비에 나선 바 있다. 주독일 일본대사관은 주최 측에 소녀상 전시가 유감이라는 뜻을 밝히면서 철거를 요구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유재현 '아트5' 대표는 "현재 정치의 주소지에 따라 표현의 자유도 갈린다"면서 "그게 독일과 일본의 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를 통한 민주주의 진전 가능성에 초점을 뒀다"면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예술이 강하냐 정치가 강하냐가 이번 전시를 통해 던지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레나 폰 게이소 큐레이터는 "독일에서는 역사를 소화할 때 모범적으로 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면서 "이번 전시 중 토론을 통해 평화의 소녀상이 상징하는 여성에 대한 전쟁범죄에 관해 독일 내에서 터부시돼온 부분도 짚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뮌헨시 전시공간 플랫폼에서는 한국 정영창 작가의 자화상, 김관홍, 류샤오보 등 과거와 현재의 정치적 사건 속에서 잊혀가는 인물의 모습을 대형 화폭에 단색으로 담아낸 작품들과 김시영 작가의 반복 시리즈, 이동환 작가의 장준하 시리즈, 노순택 작가의 비상국가 시리즈가 전시된다.
일본 후지이 히카루 작가는 고대 그리스 공동묘지에서 약 80구의 유골이 발견된 사건을 담은 '중요한 사실(The Primary Fact)'이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기원전 7세기 민주주의가 정착되기 전 혼란스러운 아테네에서 반란 속 민주주의의 의미를 연극적 요소를 활용해 30분간의 영상으로 표현했다.
후지이 작가는 2019년 아이치 트리엔날레 기획전에 참가했다가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자신의 작품 전시를 같은 날 하루 동안 중단했던 작가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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