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시노팜백신 유료 판매, 반대여론에 잠정 연기(종합)
조코위 "모든 백신은 무료" 발언 뒤집자 거부 운동 일어나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코로나 폭증 사태를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일반대중이 돈을 주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가 반대 여론이 일자 잠정 연기했다.
12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국영 제약사 바이오파르마의 자회사 키미아 파르마가 이날부터 중국 시노팜 백신을 총 87만9천140 루피아(7만원)에 두 차례 접종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1회당 백신 가격은 32만1천660 루피아(2만5천원), 접종 서비스 가격은 11만7천910 루피아(1만원)이다.
이 서비스는 키미아 파르마 클리닉 중부 자카르타와 동부 자카르타 지점을 시작으로 반둥, 수라바야, 발리 등 8개 클리닉에서 하루 총 1천700명이 이용하도록 준비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시노백 백신만 12세 이상 접종이 가능하고, 시노팜 등 나머지 백신은 18세 이상만 접종할 수 있다.
하지만, 키미아 파르마는 이날 오전 급히 서비스 연기를 발표했다.
이 회사 대변인 간티 위나르노 푸트로는 "프로그램 준비에 좀 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기 결정을 두고 현지 매체들은 "백신 유료판매에 대한 여론 악화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1월 13일 국가 무료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5월 18일부터 민간기업이 백신을 구매해 직원과 가족에게 무료로 접종하는 '고똥 로용'(gotong royong·상부상조) 프로그램을 허용했다.
이어 이날부터 회사에 속하지 않고 일반대중이 고똥 로용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시노팜 백신을 같은 가격에 유료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려던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연말까지 백신 접종을 가속해 집단면역을 실현하기 위해 백신 대중 판매를 허용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백신 접종 초기에는 대중 판매 허용 시 부유층이 독식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고, 이번에도 유료 판매 반대 목소리가 크다.
인도네시아 소비자협회(YLKI)는 "유료 백신 정책은 비윤리적이고, 시민들이 유료 백신이 더 좋은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며 "거부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 의원들도 "백신은 무료로 제공돼야 한다. 시민들의 건강을 상업화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일부 시민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모든 백신은 무료"라고 했던 이전 발언을 끄집어내며 문제를 제기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무료 접종 프로그램에 시노백 백신을 주로 사용했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일부 사용했다.
또, 미국이 지원한 모더나 백신은 시노백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도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보건의료인의 부스터샷(효과를 보강하기 위한 추가 접종)으로 우선 쓰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의 백신 접종자는 지금까지 1차 3천600만명, 2차 1천500만명이다.
한편, 조코위 대통령은 전날 온라인 기도회에서 "국가와 정부를 대표해 모든 코로나19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성 반응이 나온 환자들이 모두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부터 인도발 델타변이 확산 등으로 확진자·사망자 폭증세를 겪고 있다.
확진자는 전날 3만6천197명 추가돼 누적 252만7천여명, 사망자는 1천7명이 추가돼 누적 6만6천46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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