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67개 도시 중 상위 25곳서 온실가스 52% 배출 집중
총배출량은 아시아 도시, 1인당 배출량은 선진국 도시 높아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세계 167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상위 25개 도시(15%)에서 내뿜는 온실가스가 전체의 52%를 차지할 정도로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중산대학교 천샤오칭 부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세계 주요 도시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저감 정책 등을 파악하고 분석해 얻은 이런 결과를 개방형 정보열람 학술지 '지속가능한 도시 프런티어스'(Frontiers in Sustainable Cities)를 통해 발표했다.
프런티어스와 외신에 따르면 연구팀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지역적 분포, 도시 크기 등을 고려해 53개국에서 167개 도시를 선정해 온실가스 배출 실태를 파악하고, 2012~2016년 온실가스 저감 실적과 장단기 목표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도시별 총배출량은 3.5 kt에서 199.7 Mt CO₂-eq(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편차가 컸으며, 중국 상하이를 비롯한 상위 25개 도시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지역 대도시에서 높게 나타났다.
1인당 배출량은 0.15t~34.95t CO₂-eq로 역시 큰 차이를 보였으며, 유럽과 미국, 호주 등의 도시들이 대부분의 개도국 도시들에서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온실가스 배출원 별로는 각종 건물과 주택의 난방이나 전기 사용 등과 같은 정지 에너지 사용에 따른 배출이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60~80%에 달했다.
온실가스의 30% 이상이 도로 교통에서 배출되는 도시가 3분의 1을 넘었으며, 철도와 항공, 선박 등에서 배출되는 양은 15%가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를 추적할 수 있는 도시 42곳 중 30곳은 줄어들었으나 12곳은 반대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저히 줄어든 4대 도시로는 오슬로와 휴스턴, 시애틀, 보고타 등이, 많이 늘어난 도시는 리우데자네이루, 쿠리치바(브라질), 요하네스버그, 베네치아 등이 꼽혔다.
우리나라 도시 중에서는 서울이 온실가스 배출 총량과 1인당 배출량이 모두 줄어든 도시로 꼽혔다.
이밖에 167개 도시 중 113개 도시가 나름의 저감 목표를 갖고 있었지만 40개 도시만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파리 기후협정에서 설정한 목표 달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연구팀은 그러나 일부 도시에서는 공식 자료 부족으로 지난 2005년 치 자료가 이용되고, 도시별로 배출량 산정 방식에도 차이가 있어 자료를 직접 비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천 부교수는 "현재 세계 인구의 약 50%가 거주하는 도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의 70% 이상이 나오는 것으로 연구돼 있어, 도시는 세계 경제의 탈(脫) 탄소화에 큰 책임이 있다"면서 "하지만 각 도시가 사용하는 배출량 집계 방식이 서로 달라 배출 저감 실적을 시간적, 공간적으로 비교하고 평가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핵심 분야를 찾아내 효과적인 저감 전략을 세우고, 더 야심 차고 쉽게 추적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는 것과 함께 통일된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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