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 있는 안경 온라인 판매' 상생조정기구 논의 시작
"눈 건강에 나쁘고 영업권 침해" vs "소비자 편의·새로운 판로"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안경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정부가 이해관계자 간 타협점을 찾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기획재정부는 9일 "안경 온라인 판매 서비스 관련 2021년 한걸음 모델 상생조정기구 1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상생조정기구에는 대한안경사협회, 딥아이, 한국소비자연맹 등 이해관계자와 대한안과학회, 한국소비자원, 기재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통신부 관계자 등이 참여한다.
딥아이는 2019년 3월 안경을 가상으로 착용(피팅)해보고 온라인으로 주문해 배송받는 사업을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로 신청한 업체다. 지금은 안경테와 선글라스 등을 판매한다.
현행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시력 보정용 안경을 조제·판매하려면 안경사 면허가 있어야 한다. 안경은 안경업소에서만 판매해야 하고 온라인으론 판매할 수 없다.
딥아이는 안경의 온라인 판매는 세계적 추세로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며 안경업계에도 새로운 판로 개척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대한안경사협회 등 안경업계는 개인에 맞게 안경을 보정하는 작업을 생략하면 어지럼증, 약시, 눈모음 장애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온라인 판매에 반대한다.
영업권 침해로 영세한 안경점의 생계가 위협받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상생조정기구는 앞으로 약 3개월간 격주마다 회의하면서 상생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체 회의에는 위원 과반이 참석하고 필요에 따라 일부만 참여하는 개별 회의도 연다.
위원들이 합의를 통해 논의 주제를 선정하고 회의를 추진할 '중립적 진행자'를 선정한다. 회의 운영방식과 규칙 등도 위원들이 직접 토론해 정한다.
올해부터는 상생조정기구의 구성과 운영, 합의 절차가 공정하게 운영되도록 지원하는 운영지원단도 마련됐다. 단장은 김광구 경희대 교수 겸 한국갈등학회장이 맡았다.
기재부는 "안경 온라인 판매 서비스 상생조정기구를 중립적인 입장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걸음 모델은 신사업 제도화와 관련한 갈등을 조정해 합의를 도출하고 상생을 유도하는 사회적 타협 제도다.
지금까지 농어촌 빈집 활용 숙박, 산림관광, 도심 내국인 공유숙박 등 3건에 적용돼 일정 부분 합의를 이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9일 '한걸음 모델' 신규 과제로 안경 온라인 판매 서비스와 드론·로봇 등을 활용한 소화물 배송 등 2건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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