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4단계에 백화점 타격 클 듯…온라인 장보기 주문↑
대형마트 영업 1∼2시간 단축…밀키트·식재료·주류 매출 증가 예상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권혜진 기자 = 정부가 오는 12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높이기로 하자 유통업계도 향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화점은 경기 회복과 '보복 소비' 등으로 살아나던 매출 회복세가 외출 자제 등의 영향으로 꺾일까 걱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장보기 쇼핑몰에서는 최근 며칠 새 주문량이 다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소비심리 위축으로 백화점 매출 타격 클 듯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은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다.
백화점은 문 닫는 시간이 오후 8시∼8시 30분이었던 만큼 4단계가 되더라도 영업시간에 변화는 없다.
대형마트는 회사별로 오후 11시∼12시까지 운영하던 데서 1∼2시간 단축된다.
이 때문에 백화점은 영업시간 단축보다 소비심리 위축에서 오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면서 6시 이후 영업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백화점의 경우 오후 6시 이후 매출 비중이 8∼1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백화점 관계자는 "정부가 결국 나가지 말라고 메시지를 준 상황이라 심리적인 영향이 가장 크다"면서 "지난해 8∼9월 코로나19 2차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됐을 때도 백화점 매출이 많이 꺾였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역시 영업시간이 줄어들지만, 야간 영업시간대 매출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라 단축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히려 오후 6시 이후 사실상 사적 모임이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선식품과 밀키트, 주류 등의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온라인 장보기 주문량 증가세…"주문 폭주나 사재기 없을 것"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반찬류와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주문이 조금씩 늘어나는 모습이다.
장보기앱 마켓컬리에서는 지난 5∼7일 주문 건수가 지난주 같은 기간 대비 4% 증가했다.
이 기간 김치, 국, 밑반찬 등 반찬류는 17%, 간편식은 6% 판매가 늘었다.
비(非) 식품류에서는 화장지, 물티슈, 세제 등 생활용품 판매량이 10% 증가했다
SSG닷컴은 주문 마감률이 평소 80∼85%였던 것에서 지난 6∼7일에는 쓱배송(당일배송)과 새벽배송 모두 90%를 상회했다.
또 이 기간 밀키트, 마스크, 손소독제는 2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 6∼7일 롯데마트 온라인 매출은 지난주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4% 늘었다. 과일은 23.2%, 쌀은 17.4%, 상온 간편식은 24.6% 증가했다. 세제와 휴지는 각각 19.7%, 27.4% 매출이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빠른 확산으로 외출을 줄이는 대신 집에서 먹거나 쓸 물품을 평소보다 온라인으로 좀더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여러 차례 코로나 유행 단계를 경험한 만큼 본격적으로 4단계가 시행돼도 주문 폭주나 사재기 같은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안창현 SSG닷컴 과장은 "일시적으로 온라인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는 '학습효과'로 코로나19 발생 초기와 같은 무조건적 쏠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에서는 아직 뚜렷하게 고객 수가 줄거나 매출에 변화는 없는 분위기다.
대형마트들도 모두 온라인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 매장 방문객은 줄어들더라도 상대적으로 온라인 주문이 늘어날 수 있어 전체적인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대형마트 직원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을 때 물건을 사두기 위해 오히려 고객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미칠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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