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아 예방엔 엽산이 효과"…뉴질랜드, 빵가루에 첨가 의무화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 정부가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장애나 사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선천성 기형을 막기 위해 이르면 2023년 중반부터 빵가루에 엽산을 첨가하는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뉴질랜드 언론이 8일 보도했다.
뉴질랜드헤럴드는 식빵 등 주식에 엽산을 첨가하면 뇌, 척추, 척수 등의 선천성 기형을 크게 줄여주는 것으로 호주 등 다른 나라에서 밝혀지고 있다며 엽산 첨가 배경을 설명했다.
아이샤 버랄 뉴질랜드 식품안전장관은 "이번 조처는 아기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산모의 낮은 엽산 수치가 사산이나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신경관 결함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타민 B의 한 종류인 엽산은 건강에 필수적이고 안전한 것으로 특히 임신 초기 태아 발달에 중요하다. 엽산은 식품에 자연 상태로 존재하지만 제분 등 제조과정에서 없어질 수 있어 엽산 첨가를 통해 그것을 복구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임신의 절반 정도는 계획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따라서 모든 여성이 아기를 갖기 한 달 전에 엽산 보충제를 먹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의료계와 환자보호단체 등을 중심으로 식빵에 엽산을 첨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집단 투약'의 위험이 있다는 업계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헤럴드는 새로 입안된 정책에 따라 오는 2023년 중반이나 말부터 빵가루에 엽산이 첨가될 것이라며 유기농이나 밀가루가 아닌 가루는 첨가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빵가루 엽산 첨가로 향후 30년 동안 162~240건의 신경관 결함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되면 같은 기간에 2천500만 달러(약 200억 원)에서 4천700만 달러의 의료, 교육, 생산성 비용도 절약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헤럴드는 호주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의무적인 엽산 첨가 정책을 시행해 태아들의 신경관 결함이 14% 감소했다며 특히 원주민 여성은 74%, 10대 산모는 55% 줄어들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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