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의사들 "화이자 백신 달라"…中시노백 백신 불신 확산(종합)
"화이자 부스터샷 접종, 시노백 저효능 인정하는 꼴" 회의록 유출 논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중국산 시노백 백신의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온라인 매체 네이션에 따르면 '머 마이 톤'(의사들은 참지 않는다)라는 단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에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접종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mRNA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으로, 둘 다 아직 태국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 단체는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mRNA 백신을 의료진에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들의 이런 요구는 최근 정부가 개최한 보건 전문가 회의에서 시노백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의료진에 화이자 백신을 추가로 접종해서는 안된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SNS에 유출된 회의록을 보면 회의는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자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미국이 무상 제공해 이달 내로 도착할 150만회 분과, 4분기에 들여올 2천만회 분이 대상이었다.
전문가들이 논의한 접종 대상은 첫 번째가 12~18세 미성년자였고, 두 번째가 노년층·임신부·기저질환자 등 위험 그룹이었다.
세번째로 그들은 의료진에 부스터샷(효과를 보강하기 위한 추가 접종)으로 접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그런데 한 참석자의 발언이 논란을 불렀다.
그는 "화이자 백신이 의료진에 부스터샷으로 접종되면 이는 시노백이 코로나로부터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시노백 백신)을 옹호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말 백신 접종을 시작한 태국에서는 의료진이 첫 대상자였고, 이들 대부분은 시노백 백신을 맞았다고 방콕포스트는 설명했다.
시노백 백신은 비활성화된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전통적 방식으로 제조됐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의료진 수백 명이 코로나에 감염됐고, 이 중 일부는 중증이라는 보도들이 나오면서 시노백의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병원들은 의료진에 mRNA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접종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주최 회의에서 시노백의 예방 효과가 낮음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순식간에 커졌다.
네티즌들은 정부가 이 참석자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서상에는 참석자들이 화이자 백신 첫 도입 물량을 60세 이상 및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레드존' 내 임신 12주 이상 여성에 접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당장 온라인에서 비판이 일었다.
현재 심각한 코로나19 사태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의료진이 높은 예방 효과를 가진 백신을 먼저 맞아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한 것이다.
그러자 아누띤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부장관은 전날 해당 문서가 진본임을 확인하면서도, 아직 최종 결론은 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변이 바이러스로 3차 유행이 계속되면서 태국에서는 시노백 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이 예방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진 mRNA 백신 도입 요구가 커지고 있다.
모더나 백신이 들어오면 접종하겠다며 6개월 전임에도 백신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한 국민이 약 900만명에 달한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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