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수 아프간 혼란 가중에 접경국 타지키스탄 '비상'
국경수비 강화위해 예비군 2만명 동원령…푸틴, 타지크 지원 약속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앙아시아 국가 타지키스탄이 미군 철수가 진행되면서 무장반군 탈레반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 수비 강화를 위해 예비군을 소집하는 등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러시아는 옛 소련국가 타지키스탄의 국경 방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국방장관에게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 수비 강화를 위해 2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하라고 지시했다고 현지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 같은 지시는 아프가니스탄 접경 지역 정세 악화 문제 논의를 위해 소집된 국가안보회의에서 내려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라흐몬 대통령은 국경 수비 강화 외에 초국가적 범죄와 테러리즘 예방, 마약 거래 차단에도 주의를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타지키스탄의 이러한 조치는 자국 남부와 아프간 북부 접경 지역 정세가 탈레반의 공세 강화로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아프간 북부 바다크샨 지역 등에서는 정부군 1천 명 이상이 탈레반에 쫓겨 타지키스탄 영토로 도주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타지키스탄 보안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탈레반이 1천430km가 넘는 타지키스탄과의 국경 70% 이상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라흐몬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타지크-아프간 국경 정세 악화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은 타지키스탄의 국경 수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타지키스탄에 자국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러시아는 그동안 미군 철수에 따른 아프가니스탄 정세 악화가 중앙아시아 지역에 혼란을 초래하고 이것이 다시 러시아의 안보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도미노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시해 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오는 9월 11일을 철수 시한으로 정하고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를 단계적으로 시행 중이다.
지난 1일에는 아프간 수도 카불 인근의 바그람 공군 기지에서 미군을 완전히 철수시켰다.
하지만 아프간 주둔 미군이 철수를 본격화하면서 탈레반의 공세가 거세지고, 아프간 여러 지역이 탈레반 반군 수중으로 떨어지는 등 혼란이 가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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