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와티니 시위에 21명 사망…계엄령 선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의 마지막 절대왕정 국가인 에스와티니에서 민주화 요구 시위 과정에서 최소 21명이 보안군에 의해 살해됐다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온라인매체 IOL이 30일(현지시간) '스와질란드 청년회의'를 인용해 보도했다.
민주화 진영 청년단체인 스와질란드 청년회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스와지(에스와티니) 애국자 21명이 군경에 의해 살해됐음을 확인한다. 쓰러진 애국자들에 경의를 표하며 우리는 다당제 민주주의를 향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독립성향의 온라인 매체 스와지뉴스에는 소요 지역에 배치된 군이 민간인에게 발포하는 모습의 동영상도 올라왔다. 보안군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한 청년에게 총을 쐈으며 부상자가 250명 이상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에스와티니 민주화 운동 진영이 시위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한 가운데 현재 인터넷이 차단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와티니 청년들은 지난 20일 국왕 음스와티 3세에 의해 임명되는 총리를 민주적으로 뽑을 권리를 요구하며 평화적 시위에 나섰다.
그러나 정부가 이들의 청원을 거부하고 집회 금지령을 내리면서 지난 주말부터 과격 시위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경제 중심 만지니와 산업 허브 맛사파 등에선 일부 상점과 트럭이 불타고 약탈당했고 국왕이 부분적으로 소유한 주류회사 건물이 불타는 동영상이 회자됐다.
정부는 '불법 시위' 차단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김한기 에스와티니 한인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늘 계엄령이 선포돼 외출이 금지됐다"라면서 "이전과 달리 시위대가 도로를 막고 타이어를 태우는 등 매우 과격해졌다"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이어 "밤새도록 간헐적인 충돌이 있었고 (보안군이) 최루탄과 고무탄으로 진압을 했다고 한다"라면서 "현재는 대부분의 시위대가 해산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 80명인 현지 교민들은 무사하다고 덧붙였다.
에스와티니는 1973년부터 정당활동이 금지된 상태로 35년간 통치하고 있는 국왕 음스와티 3세는 부인을 15명 두고 호화생활을 하는 데 비해 110∼130만 명에 달하는 국민은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에스와티니는 2018년까지 스와질란드로 불렸으며 남아공과 모잠비크로 둘러싸인 작은 산악 내륙국가이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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