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방 압박에 "65개국이 홍콩·신장 문제에 우리편"
유엔인권이사회서 벨라루스 등 개도국들 중국 지지 표명
中외교부 "서방이야말로 인권 심각…타국 내정 말할 자격없어"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이 유엔 무대에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 압박에 맞서 개발도상국 65개국을 내세워 홍콩과 신장(新疆) 문제 등에 대한 중국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세를 과시했다.
2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벨라루스는 전날 제네바 유엔인권이사회(UNHRC) 47차 회의에서 65개국을 대표해 각국의 주권과 독립, 영토의 안정을 언급하고 주권국에 대한 내정 불간섭은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이라며 중국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벨라루스는 이날 공동 발언에서 "홍콩과 신장, 티베트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외부에서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중국이 홍콩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시행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 문제의 정치화와 이중 잣대에 반대하며 정치적인 의도로 근거도 없이 중국을 비난하는 것과 인권을 빌미로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이 기자 질의에 답하는 형식으로 많은 국가가 홍콩, 신장 등 문제에 중국 편을 들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UNHRC에서 65개국이 중국의 내정에 불간섭 원칙을 천명하는 등 총 90여 개국이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의 입장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표명했다면서 "이는 정의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국제사회의 민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일부 서방국가가 인권을 빌미로 타국 내정에 간섭하려 하고 신장, 홍콩, 티베트 문제에서 중국을 먹칠하려고 했는데 결국 실패로 끝났다"면서 "이들 국가가 중국 관련 헛소문을 내는 데 열심인데 이는 중국의 발전을 막기 위한 것으로 헛수고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의 국가 주권 및 안전를 지키겼다는 결심이 확고하다면서 "서방 국가들이 '인권 판사'를 자처하지만 원주민 박해, 인종 차별 등이 심해 타국의 인권과 내정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들 국가가 스스로 깊이 반성하며 자국의 심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를 하길 촉구한다"면서 "유엔 헌장과 국제 관계 기본 원칙을 지키고 국제 인권 사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라"고 반격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독일 등 40여 개국은 이날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신장에 대한 즉각적인 접근을 중국에 촉구했다.
이들 국가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위구르족에 대한 고문과 강제 불임, 성폭력 등에 대한 보고를 언급하며 "우리는 중국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포함한 독립적인 옵서버의 즉각적이고 의미 있으며 제한을 받지 않는 신장 접근을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국가보안법에 따른 홍콩의 기본적인 자유 퇴보와 티베트의 인권 상황 악화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깊이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소식통은 "서방 국가들의 파상 공세에 몰리던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네트워크를 통해 개도국을 규합해 홍콩, 신장 문제 등에서 자국의 정당성을 유엔 무대에서 알리는 자리로 삼은 것 같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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