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전문가 "델타 변이, 기존 항체 회피 가능"
바이러스 변화 통해 면역계 공격 피해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전세계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델타 변이'(B.1.617.2)가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항체를 회피하는 능력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델타 변이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일컫는 말로 지금까지 세계 80개국 이상에서 확인됐다.
20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 '구자라트 생명공학 연구센터'의 연구진들은 최근 논문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토대로 이런 주장을 제기했다.
연구진은 현재 동료 평가 중인 이 논문에서 델타 변이가 감염이나 백신 접종을 통해 형성된 항체를 피해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델타 변이의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의 NTD(N-말단 도메인)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 외피에서 바깥으로 돌출된 단백질을 말하며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할 때 활용된다.
특히 스파이크 단백질의 NTD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항체의 표적 식별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구진은 "델타 변이에서는 Arg158 등 기존 두 아미노산이 없어졌고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겼다"며 이런 변화 때문에 항체는 이 바이러스를 기존과 다른 것으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델타 변이는 면역계의 공격을 피해 감염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델타 변이는 원래의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영국발 알파 변이보다도 전파력이 60%가량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몇 달간 인도에서 코로나19 대확산이 발생한 원인 중 하나는 델타 변이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델타 변이는 최근 영국에서도 알파 변이를 밀어내고 지배종이 됐다.
미국에서도 최근 신규 감염의 10%가 델타 변이 때문으로 나타나 곧 지배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인도의 다른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의 '면역 회피'가 아직 광범위하게 확인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구자라트주의 한 의료 시설에 근무하는 의사 아미트 프라자파티는 "우리 시설의 경우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이가 감염된 사례는 한 건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항체 형성 후에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경고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초 41만명을 넘었던 인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꾸준히 줄어 5만∼6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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