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많이 마시는 여성, 임신 잘 안 돼"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음주가 임신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Louisville) 대학 공중보건대학의 키라 테일러 인구보건학 교수 연구팀이 19~41세 여성 413명을 대상으로 최대 19번의 멘스 주기를 추적하며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9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어떤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매일 일기를 쓰게 하고 멘스 주기 마다 첫날과 둘째 날에 소변 샘플을 채취, 임신 여부를 점검했다.
연구팀은 매주 마시는 술이 6잔 이상이면 '과음', 3~6잔이면 '가벼운' 음주, 매일 4잔 이상을 마시면 '폭음'으로 규정했다.
술 한 잔은 종류에 따라 맥주 335mL, 포도주 148mL, 독주 44mL로 계산했다.
전체적으로 멘스 주기 중 어느 단계를 가릴 것 없이 과음은 임신 가능성의 현저한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을 원하는 여성 가운데 일부는 멘스 주기 중 특정 단계에서는 술을 마셔도 안전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이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또 멘스 주기의 마지막 단계인 황체기(luteal phase)에는 과음만이 아니라 가벼운 음주조차도 임신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식 주기가 28일일 경우 1~14일을 배란이 이루어지는 여포기(follicular phase), 14~28일을 수정란의 자궁 착상이 이루어지는 황체기라고 한다.
황체기에는 과음이나 가벼운 음주 모두 임신 가능성 44% 저하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멘스 주기에서 대체로 14일째가 되는 배란기에 과음이나 폭음을 하면 임신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배란기에는 과음이 임신 가능성 61%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적인 결과를 연구팀은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술을 마시지 않고 건강한 전형적 여성이 한 멘스 주기에서 임신할 가능성이 25%라고 한다면 100명의 여성 중 술을 마시지 않는 여성은 25명이 특정 멘스 주기에 임신하는 데 비해 가벼운 음주를 하는 여성은 100명 중 20명, 과음하는 여성은 11명만이 임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특히 황체기에 가볍게 술을 마시는 여성은 100명 중 16명만이 임신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폭음의 경우는 폭음하는 날이 하루 늘어날 때마다 황체기의 임신율은 19%, 배란기의 임신율은 41% 떨어지는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이 모든 수치는 그러나 예상치인 만큼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인간생식·태생학 학회(European Society of Human Reproduction and Embryology) 학술지 '인간 생식'(Human Reproduction)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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