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선 이틀 후에도 결과 안갯속…초박빙 승부에 혼란 예고
개표 막판 좌파 카스티요가 우파 후지모리에 0.41%P 앞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남미 페루의 대통령 선거에서 초박빙 접전이 이어지면서 투표 이틀이 지나도록 아직도 당선자의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다.
8일(현지시간) 페루 선거관리 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의 개표가 97.8% 진행된 상황에서 자유페루당의 페드로 카스티요(51)와 민중권력당의 게이코 후지모리(46)가 각각 50.205%, 49.795%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두 후보의 격차는 불과 0.41%포인트, 7만 표가량에 불과하다.
남은 표는 주로 농촌 오지와 재외국민 표로, 좌파 시골 초등교사인 카스티요는 주로 농촌에서 지지를 받고 있고, 우파 후지모리는 도시 유권자와 재외국민 사이에서 우세를 보여왔다.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는 오는 9일이면 남은 재외국민 표가 모두 페루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은 표들 외에 재검표에 들어가는 표들도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
엘코메르시오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선거관리 당국은 지금까지 투표 관리자의 서명이 없는 등의 오류가 있는 투표용지 30만 장 이상을 검토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들 표는 선거배심원단이 검토해 유효표로 받아들일지 등을 결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또 며칠이 소요될 수 있다.
검토 대상인 30만여 표 중 상당수가 수도 리마를 비롯해 후지모리 강세 지역이 도시 투표소에서 나온 것이다.
누가 되든 근소한 표 차로 당락이 엇갈릴 전망이기 때문에 낙선 후보가 쉽게 패배를 시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뒤쫓고 있는 후지모리 후보는 이미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부정'과 '사기' 의혹을 제기했다.
카스티요는 이를 부인하면서 지지자들에게 "표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최종 결과에 불복한 후보의 지지자들이 대규모 거리 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당선인이 결정된 후에도 상당한 혼란과 진통이 예상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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