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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의혹 여당의원들 벼랑끝으로…시장·군수·구청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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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의혹 여당의원들 벼랑끝으로…시장·군수·구청장은?
"지방 선출직·고위 공직자까지 전수조사 전면 확대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 여당 국회의원들의 무더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강제 수사권이 없는 국민권익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본인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공개된 재산만을 대상으로 그물을 던졌는데도 투기 의혹이 우수수 쏟아졌다.
국민의힘 등 야당 국회의원은 물론 전국 도지사와 시장, 군수, 지방의회 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들을 모두 전수조사해 투기 의혹자를 가려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국회 강타한 투기 의혹…여야 소용돌이 속으로
무더기로 쏟아진 여당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국회를 뒤흔들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가족들 가운데 12명(16건)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다는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6명은 국회의원 본인이고 나머지 6명은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이다.
이런 조사 결과를 받아든 민주당은 충격 속에 8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의혹이 제기된 의원 전원에게 자진탈당을 권유하는 극약처방을 썼다.
야권도 다급해졌다. 민심의 역풍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8일 소속의원 102명 전원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감사원에 의뢰하겠다고 밝혔으나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시간 끌기 꼼수'라고 비판했다.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미 여야 국회의원 14명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구속되거나 기소된 현역 의원은 없다.
문제는 지금까지 드러난 국회의원들의 투기 의혹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여당 의원들이 공개한 재산에 한해 본인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까지만 조사했다. 강제 수사권이 없어 의혹에 대한 실체 규명을 특수본에 의뢰했다. 조사 대상을 형제자매와 배우자의 직계까지 넓히거나 돈의 흐름을 추적해 차명 투기를 잡아낼 경우 투기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은 "LH 사태 초기만 해도 여야가 똑같이 '국정조사를 하겠다', '전수조사를 하겠다' 했는데 민주당만 했다"면서 "국민의힘 등 여타 의원들에 대한 추가 전수조사는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박순애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는 "투기 근절을 위해 하급직 공무원들까지 재산등록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정작 법을 만들고 정책을 주도한다는 국회의원들이 업무상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했다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시장·구청장·지방의원도 전수조사 해야"
국회의원 투기 의혹이 쏟아지면서 광역자치단체장과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지자체 의원 등 다른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전수조사 압력도 가중되고 있다.
자치단체장이나 의원들은 일상 업무를 통해 각종 개발 정보를 쥐고 있고, 지역 건설업체 등 토호 세력과 유착할 수 있는 여지도 넓어 국회의원보다 더 투기 의혹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많다.
모든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권익위 등에서 부동산 보유 과정을 전면 조사할 경우 비리 혐의자가 속출할 개연성이 크다.
특수본은 지난 2일 현재 자치단체장 14명, 지방의회 의원 55명, 고위공직자 8명을 수사 중이며 이 가운데 내부 정보를 이용한 9명을 구속했다.
하지만 전·현직 자치단체장 중에서는 전창범 전 양구 군수 한 명만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땅 투기 의혹으로 지난달 13일 구속됐다. 고위공직자 수사에 속도가 나지 않자 특수본의 수사력이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우찬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선출직 공직자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행위가 더 심할 수도 있다"면서 "전수조사로 투기 행위자를 가려내 다음 선거에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LH 사태를 계기로 선출직 공직자는 물론 중앙과 지방의 고위공직자까지 전·현직을 모두 조사해보자는 것이 국민적 합의"라면서 "여당 국회의원이 전수조사를 받은 터에 야당 의원이나 지방의 선출직 공직자, 개발 또는 인허가 관련 중앙부처 및 공기업 간부들이 이를 회피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직자들의 투기 차단을 위한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주호 팀장은 "이해충돌방지법 등으로 이전보다는 공직을 이용한 투기가 덜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투기를 통해 이익을 볼 여지가 있는 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공공개발 지역에서의 투기 이익 전액 환수나 토지초과이득세 등으로 불로소득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kim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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