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넘던 LG화학 80만원으로…2차전지주 '흔들'
"금리 상승에 밸류에이션 부담"…"산업 성장성은 명확"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대표 성장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던 2차전지 업종의 조정 국면이 길어지고 있다.
금리 상승에 성장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최근에는 업종 대장주에 대한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부정적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다.
◇ LG화학[051910],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4일까지 4주간 2차전지 종목 10개를 편입한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5.56%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1.34%)와 코스닥지수(+0.95%)를 크게 밑돌았다. 또 K-뉴딜지수 중 바이오(+2.27%), 인터넷(+2.84%), 게임(+3.03%) 등 다른 업종지수보다 부진했다.
지수 구성 종목별로 보면 대장주 LG화학(-11.97%)을 필두로 삼성SDI[006400](-3.27%), SK이노베이션[096770](-3.53%), 포스코케미칼(-4.33%), SKC[011790](-5.96%), 일진머티리얼즈[020150](-3.78%) 등이 4주간 줄줄이 하락했다.
특히 LG화학은 종가 기준 최고가(2월 5일 102만8천원)와 비교하면 4개월 새 21%나 떨어졌다.
주가 하락으로 2차전지 K-뉴딜지수 구성 종목들의 시가총액은 4주간 166조3천억원에서 154조8천억원으로 약 11조5천억원 줄었다.
작년부터 국내 증시를 이끈 성장주인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중에서도 2차전지 업종은 주가 상승세가 돋보였다. 2차전지 K-뉴딜지수의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109.6%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 2월 중순부터 시장 금리 상승에 속도가 붙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자 2차전지주의 주가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펀더멘털 대비 높은 주가에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본격적으로 부각되면서 경기 민감주에 기세가 밀리기 시작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정 국면에 진입한 2차전지 종목 주가는 높아지는 성장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금리 상승 우려 탓에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보다 현재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글로벌 IB·국내 증권사들 목표가 하향
금리 상승 우려 지속에 2차전지주의 부진이 길어지던 와중에 최근 외국계 IB가 잇따라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낮춰 그야말로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달 25일 자 보고서에서 LG화학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수'(Outperform)에서 '매도'(Underperform)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30만원에서 68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모회사 LG화학은 할인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도 지주사 할인 우려 등을 반영해 현대차증권[001500](140만원→110만원), 삼성증권[016360](125만원→110만원), 미래에셋증권[006800](140만원→120만원) 등이 LG화학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30일 삼성SDI에 대해 투자의견을 '중립'(Equal-weight)에서 '비중축소'(Underweight)로, 목표주가를 57만원에서 55만원으로 각각 내렸다.
다만 주가 흐름과 별개로 2차전지 시장 성장의 방향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은 명확하다"며 "수요자 측면에서 내연 기관차를 대체할 전기차와 온실가스 감축에 크게 기여할 재생 에너지 등의 성장이 예견된 일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자 측면에서도 배터리 업체들이 설비투자 확대 등으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배터리 산업 전반의 성장률 확대 흐름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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