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백신 수용 끝내 거부하더니…대만, 日 지원 백신엔 '반색'
일본 지원 AZ 백신 대만 도착…"아베가 막후 조력"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대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용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일본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4일 낮 대만에 도착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강화되는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에 보조를 맞추는 일본이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백신 공세를 선제적으로 차단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일본 당국이 지원한 AZ 백신 124만 회분이 일본항공 JA824J 항공편으로 이날 오전 일본 나리타(成田) 공항을 출발해 예정보다 빠른 오후 1시 58분(현지시간)에 대만에 도착했다.
일본이 해외에 코로나 백신을 직접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져 총 1천만회분이 공급될 것이라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이번 백신 공급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대만의 지원과 지난해 4월 대만이 일본에 기증한 마스크 200만 장 등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중국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단행됐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일본 정부는 애초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COVAX)를 통한 (대만) 공급을 고려했으나 혹시 모를 중국의 '방해'를 우려해 직접 전달 방식으로 선회했다고 대만 언론은 전했다.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등 집권 자민당 고위층의 막후 조율에 따라 신속한 지원 결정이 내려졌다고 신문들은 보도했다.
이에 앞서 산케이 신문은 일본 주재 미국 임시대리대사 조지프 영이 지난달 24일 셰창팅(謝長廷) 주일 대만 대표의 공관을 방문해 백신 지원문제 등을 의제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보좌관인 소노우라 겐타로도 참석했다고 대만 언론은 설명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하순 대만에 정식으로 자국 백신 제공을 제안하면서 지속적인 압박을 가해왔으나 대만 측은 통일전선 차원의 분열 술책이라며 거부 입장을 고수해왔다.
대만 측은 중국이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흔들고 친중 진영에 힘을 실어주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을 보고 있다.
'방역 모범국'으로 알려진 대만에서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달 26일부터 10일 연속 두 자리 숫자를 기록한 가운데 4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 1만446명, 사망자 187명이 각각 나왔다.
한편 CIS(CMOS 이미지센서) 등 반도체 제품의 패키징 테스트 공장인 대만 KYEC사(京元電子)의 먀오리(苗栗) 공장에서 45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직원 7천여 명에 대한 전수검사가 시작됐다고 대만 언론은 전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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